담보대출 비중 50% 넘긴 케이뱅크, 3분기 최대 순익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어 최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3분기에 37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13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132억원) 대비 180.6% 증가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올해 1분기(507억원)와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기업공개(IPO) 일정을 내년에 미룬 상황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1224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한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여신(대출자산)과 수신(예·적금)이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점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205만명으로, 지난 2분기 말(1147만명)과 비교해 3개월 동안 58만명 늘었다. 작년 3분기 말(916만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289만명 늘었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올해 3분기 말 1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8100억원) 대비 26.4% 증가했다. 아파트담보대출을 비롯한 담보대출이 확대된 점이 케이뱅크의 여신 성장을 이끌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에만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이 4700억원 늘었고, 전세대출 잔액도 2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전세대출도 공공기관의 보증서가 있어야 대출이 실행되는 만큼 담보대출의 일종이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말 케이뱅크의 전체 대출 가운데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8%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출범 이후 담보대출 비중이 5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잔액 증가분의 70%가 대환대출로 인한 유입"이라며 "기존에 주담대를 보유한 고객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작년 3분기 말 17조24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2조원으로 1년 사이 27.4% 늘었다. 케이뱅크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혜택을 확대한 점이 수신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초 플러스박스의 고객 예치금 잔액 중에 5000만원을 초과하는 잔액에 대해 연 3%의 금리를 제공하고, 기존 10억원이었던 금리혜택 제공 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5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예치한 고객이 25% 늘어날 정도로 금융자산가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신과 수신이 모두 늘었지만 이자 비용이 더 늘어나면서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분기 115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74억원으로 82억원(7.1%) 감소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78억원에서 120억원으로 42억원(53.8%)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국내 채권과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서비스와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하고, 주식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이나 금, 비상장주식 등의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 탭'을 신설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담보대출 비중 확대와 고객 심사 강화를 통해 건전성은 개선됐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88%로, 작년 4분기(0.96%) 이후 세 분기 연속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42%로 지난 2분기 대비 0.56%포인트 올랐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3분기 2.07%로, 직전 분기(2.26%) 대비 0.19%포인트 낮아졌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선점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초 인터넷은행 최초로 한도가 10억원인 개인사업자 대상 부동산담보대출 상품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9월 말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범위를 후순위 대출까지 확대했다. 케이뱅크는 대환대출 고도화와 취급 담보 종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잔액 중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3분기 평균 잔액 기준 34.5%로, 지난 2분기(33.3%)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3분기에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가면서도 건전성 개선, 상생금융 실천이라는 여러 성과를 냈다”며 "내년에는 상장을 통해 영업 저변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리테일 상품 개발과 SME(중소기업대출) 시장 확대, 테크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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