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고영표’ 대 ‘익숙한 린여우민’ 단기전 승부, 여기서 갈릴 지도 모른다
고영표 대 린여우민. 예상대로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은 고영표(33·KT)를, 대만은 린여우민(21·애리조나AAA)을 선발로 예고했다. 쩡하오주 대만 감독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하기로 했던 선발투수 예고를 갑작스럽게 거부하며 ‘연막전’을 벌인 것 치고는 허무한 결과다.
국내에선 경험 풍부한 고영표의 대만전 선발 등판이 일찌감치 유력하게 전망됐지만, 대만 측은 다소 허를 찔린 듯한 분위기다. 고영표 등판을 아예 배제한 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곽빈이 나올 가능성을 조금 더 크게 봤다. 대만 야구 매체 ‘고 베이스볼’은 “대만 대표팀은 당초 고영표가 아니라 올해 15승을 올린 곽빈을 주목했다. 33세 베테랑인 고영표가 올 시즌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의 첫 경기 선발 투수는 4일 휴식 뒤 다시 등판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 베이스볼은 “그러나 류중일 한국 감독은 고영표를 최종 선택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데다, 대만 대표팀 타자 누구도 그와 대결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영표가 낯선 상대라면 대만 선발 린여우민은 한국 대표팀에 비교적 친숙한 얼굴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대만 에이스로 나서 예선과 결승, 2차례 한국전에 모두 선발로 등판했다. ‘생소함’만 따지자면 일단 한국이 선발 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다.
물론 지난해 경험을 해봤다고 해서 린여우민을 상대하는 게 훨씬 편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쩡하오주 대만 감독은 전날 뒤늦게 선발 린여우민을 밝히며 “우리 팀 최고의 투수기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좌완 불펜 천관위(34·라쿠텐)는 대만 야후스포츠에 “(린여우민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첫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당연히 지금 가장 상태가 좋은 투수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린여우민은 지난해 항저우 대회 당시 한국과 2차례 대결에서 모두 호투했다. 예선에서 6이닝 무실점, 결승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도 구위가 여전하다. AA에서 94.2이닝 동안 평균자책 4.28을 기록했고, 시즌 막판에는 AAA로 승격해 1경기를 던졌다. 4.2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며 1실점 했다.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구종 대부분이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MLB닷컴 스카우팅리포트는 특히 린여우민의 체인지업에 대해 ‘20-80 스케일’에서 평균 이상을 의미하는 60점을 매겼다. MLB닷컴은 “린여우민은 AA에서 최고 150㎞까지 던졌다. 130㎞ 초반대 체인지업은 AA에서 헛스윙율 49%를 기록할 만큼 위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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