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변비와 당뇨병, 이걸로 해결된다

송무호 2024. 11. 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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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호의 비건뉴스] 53. 현미밥이 좋은 이유 5가지 ③

현미밥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아주 많다. 특히 현미에 많은 섬유질의 독특한 효능 덕분이다.

지긋지긋한 만성 변비, 물 많이 마신다고 해결 안 되는 이유

섬유질은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인체에는 이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기에 소화 흡수되지 않고 소화기관을 그냥 통과한다.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요즘 '제6의 영양소'로 주목받고 있다.

몸속 섬유질의 역할 덕분이다. 섬유질이 많이 든 식품은 약간 거칠고 부피가 커서 오래 씹을 수밖에 없다. 씹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타액 분비가 촉진되어 음식물의 소화가 전반적으로 잘되도록 한다.

섬유질은 위에서 오래 머물기에 포만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음식을 덜 먹게 돼 비만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섬유질은 위장, 소장에서는 거의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와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스펀지처럼 물을 많이 흡수하여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변을 무르게 하여 변 보기가 쉬워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변비는 전 세계 인구의 20%가 겪고 있는 질환이며 주로 여성과 65세 이상에서 잘 발생한다 [1]. 고기·생선·우유·계란 등 동물성 식품에는 섬유질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기에 이런 식품을 즐겨 먹으면 만성 변비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 주변에는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 며칠씩 변을 보지 못해 속이 불편해서 변비약을 먹거나 간혹 항문으로 좌약을 넣기도 하고 심지어는 관장을 해야 하는 예도 있다.

변을 딱딱하지 않게 만들려면 수분을 충분히 머금고 있게 해야 하는데, 어떤 이들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만 자주 보게 되지 변비가 해결되진 않는다.

변이 수분을 많이 포함하게 하려면 섬유질이 많은 현미밥 채소 과일 등의 식물성 식품을 먹으면 된다. 섬유질이 수분을 흡수하여 변을 무르게 하고 부피도 커져 대변보기가 훨씬 쉬워진다.

당뇨병 생기는 걸 막아준다...발병률 32%나 낮춰

백미에는 섬유질이 별로 없어 혈당을 급히 올리고 췌장에 무리를 준다. 그래서 백미를 많이 먹을수록 당뇨병 발생이 증가한다 [2].

섬유질은 장에서 당분 흡수를 느리게 해 혈당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어주기에 췌장에서 한꺼번에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섬유질이 없는 음식을 먹어 소화가 빨리 진행될 경우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기에 인슐린을 짧은 시간에 대량 분비되어야 하고, 이 일이 장기간 반복되면 결국 췌장에 무리가 가서 서서히 당뇨병이 생긴다.

이미 췌장의 기능이 저하된 당뇨 환자도 당분이 반복적으로 많이 유입되면 췌장 기능은 점점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섬유질이다. 섬유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경우 약화한 췌장의 능력에 맞춰 당분을 처리할 수 있으므로 췌장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된다.

평소 흰밥을 드시다가 입원 후 현미밥으로 바꾸게 되면 당뇨병이 있는 환자분들이 저절로 혈당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기존에 먹던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끊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현미가 혈당조절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백미는 혈당을 빨리 올리는 고혈당 지수(high glycemic index) 식품이라 당뇨병에 해롭다. 당뇨병 환자들은 피해야 할 가공식품이고, 반드시 현미밥으로 바꿔 먹어야 한다 [3, 4].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미국 하버드대 논문에서 1주에 5회 분량(1 portion=30~40g [5]) 이상 백미를 먹는 사람은 당뇨의 위험이 17% 올라가고, 1주에 2회 분량 이상 현미를 먹는 사람은 당뇨의 위험이 11% 감소했다고 한다. 하루에 백미 50g을 현미로 바꾸어 먹는 것만으로도 당뇨병 발생률이 16% 감소한다 [6].

당뇨가 없는 폐경 후 여성 7만2천 명을 상대로 약 8년간 현미와 같은 통곡물 섭취와 당뇨병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에서 하루 2회 분량 이상 통곡물을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이 43%나 낮았다 [7]. 16개의 관련 논문을 메타 분석한 연구에서도 하루 3회 통곡물을 섭취하면 당뇨병 발병률이 32% 감소했다 [8].

당뇨병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 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현미를 포함한 채식을 먹는 군과 백미를 포함한 병원 당뇨식을 먹는 군의 혈당 변화를 3개월간 조사한 결과, 현미·채식 군에서 HbA1c(당화혈색소)가 0.9% 감소, 백미·당뇨식 군에는 HbA1c 0.3% 감소로 나와 식사량의 제한이 없는 현미밥 채식이 칼로리 및 음식 종류까지 관리하는 병원 당뇨식보다 혈당조절에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9].

현미밥 채식으로 HbA1c가 0.9% 감소한 것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당뇨약인 메트폴민을 3개월 이상 사용할 때 감소하는 HbA1c 수치는 평균 1.1%였다 (아래 도표) [10]. 즉 당뇨약을 쓰지 않고도 당뇨 조절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 JA Hirst, et al. Diabetes Care 2012

이처럼 현미밥 채식은 단시일 내에 혈당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당뇨약을 복용 중인 환자들은 유심히 살펴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혈당이 저하된 환자들은 약 용량을 낮추는 예도 있고, 심지어는 약을 아예 끊는 예도 있다 [11, 12].

사실 이런 분들은 애당초 약 대신 음식만 바꾸었으면 당뇨가 완치되었을 분들이다. 음식이 바로 약이기 때문이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PD Higgins, JF Johanson. Epidemiology of constipation in North America: a systematic review. Am J Gastroenterol 2004;99:750-759.

2. EA Hu, A Pan, V Malik, Q Sun. White rice c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meta-analysis and systematic review. BMJ. 2012 Mar 15;344:e1454.

3. VS Malik, V Sudha, NM Wedick, et al. Substituting brown rice for white rice on diabetes risk factors in India: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r J Nutr 2019;121:1389-1397.

4. JS Lee, N Sreenivasulu, RS Hamilton, et al. Brown rice, a diet rich in health promoting properties J Nutr Sci Vitaminol 2019;65:S26-S28.

5.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https://www.eatright.org/health/wellness/nutrition-panels-and-food-labels/serving-size-vs-portion-size-is-there-a-difference

6. Q Sun, D Spiegelman, RM van Dam, et al. White rice, brown rice, and risk of type 2 diabetes in US men and women. Arch Intern Med 2010;170(11):961-969.

7. ED Parker, S Liu, LV Horn, et al. The association of whole grain consumption with incident type 2 diabetes: the Women's Health Initiative Observational Study. Ann Epidemiol 2013;23:321-327.

8. D Aune, T Norat, P Romundstad, LJ Vatten. Whole grain and refined grain consumption and the risk of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cohort studies. 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 2013;28(11):845-858.

9. YM Lee, SA Kim, IK Lee, et al. Effect of a brown rice based vegan diet and conventional diabetic diet on glycemic control of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a 12-week randomized clinical trial. PloS one 2016.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55918

10. JA Hirst, AJ Farmer, R Ali, et al. Quantifying the effect of metformin treatment and dose on glycemic control. Diabetes Care 2012;35(2):446-454.

11. M McMacken, S Shah. A plant-based diet for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type 2 diabetes. J Geriatr Cardiol 2017;14(5):342-54.

12. C Trapp, N Barnard, H Katcher. A plant-based diet for type 2 diabetes: scientific support and practical strategies. Diabetes Educ 2010;36:33-48.

송무호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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