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년만에 장중 1410원↑···수입물가 상승폭 6개월만에 최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10원선을 넘어서는 등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강달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1원 오른 1406.6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4일(1419.2원) 이후 가장 높다.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41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410.6원까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와 함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진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5% 상승했다.
환율 상승은 당장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9월(134.67)보다 2.2% 오른 137.61를 기록했다. 지난 4월(3.8%)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8월(-3.5%)과 9월(-2.6%) 두 달 연속 떨어졌다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1% 상승했고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4.1%), 1차금속제품(2.9%)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1.6%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5%, 1.1%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바이 유가(월평균·배럴당)는 9월 73.52달러에서 지난달 74.94달러로 1.9% 상승했고, 원·달러 평균 환율도 같은 기간 1334.82원에서 1361.00원으로 2.0% 뛰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까지 강달러를 해소할 요인이 마땅치 않아 당분간 14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팀장은 “지난달과 비교해 유가가 하락했지만 환율은 더 올랐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커져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의 경영 여건이나 가격 정책, 정부의 물가 정책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시기나 폭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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