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비트코인’, 사상 첫 9만달러 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12일(현지시간) 9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동시에 가상자산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55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0% 오른 9만45.3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오후 4시를 넘어서는 8만9000달러선에서 오르내렸다.
미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현재까지 약 30% 급등했다.
최근의 비트코인 랠리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했고,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했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각도 호재로 꼽힌다. 머스크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이날 24시간 전보다 17.90% 급등한 0.38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도지코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6조원을 넘어서며 비트코인의 24시간 거래대금(1조8900여억원)을 압도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조만간 10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증시와 함께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도지코인 급등은 테슬라 주가 상승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언제 현실화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나서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년 전 발생한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거액의 손실을 본 바 있다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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