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제 404건 쏟아져… 한국지역난방공사, 뜨거웠던 ‘아이디어 축제’

박준희 기자 2024. 11. 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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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축제 ‘새로:한난’ 2년째
작년보다 공모작 41% 급증
정용기 사장 “혁신 참여 감사”
5개 부문 10개 우수과제 선정
1000억 재무개선 효과 기대
한난 위기 극복의 계기 마련
지난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열린 창립 39주년 행사 ‘2024 [새로:한난] 그 두 번째 이야기’에서 직원들이 혁신 사례와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어떻게 일하고 적응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 본사에서 창립 39주년 기념행사 단상에 오른 정용기 한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청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2년 취임 후 정 사장은 현장의 혁신사례 발굴과 전사적 혁신문화 확산을 임직원들에게 요청했으며, 이 같은 바람은 매년 수백 건씩 쏟아지는 직원들의 혁신 사례·아이디어와 이를 통한 재무개선 효과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난의 혁신과 도약을 추진하는 사내 축제인 ‘2024 [새로:한난] 그 두 번째 이야기’가 함께 시행됐다. ‘새로:한난’은 경영 위기 극복과 침체된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정 사장 취임 후 지난해부터 시작된 혁신사례 발표회다. 정 사장이 내부 혁신을 위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경연을 기획하자 지난해 첫 행사 때 287건의 과제가 접수된 것에 이어 올해 행사에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404건의 과제가 공모에 접수됐다. 정 사장은 행사에서 “공모에 참여해 준 모든 혁신 전사들에게 감사하다”며 “오늘 본선에서 발표되는 10건의 과제 외에 나머지 394건의 아이디어와 제안도 검토해서 실제 업무에 어떻게 반영할지 함께 고민하자”고 말했다.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올해 제출된 404건의 혁신과제는 사내 전문가 그룹의 1·2차 사전평가를 통해 혁신·효율·안전·투명·아이디어 등 5개 부문에 각 2개씩 총 10개의 우수과제로 압축됐다. 또 각 우수과제를 제출한 팀은 이날 ‘새로:한난’ 행사에 참석한 100명의 현장 평가단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각 팀의 발표를 응원하기 위해 참석한 직원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마치 TV의 경연프로그램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매번 발표가 이뤄질 때마다 현장 평가단의 실시간 투표가 이뤄졌고 결과를 합산해 각 혁신 과제들의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이날 ‘투명’ 부문에선 고객설비효율화부의 ‘고객중심 (유지)보수 생태계 조성’ 과제가 최고상인 ‘한난대상’에 선정됐다. 해당 과제는 지역난방 업계 최초의 고객 중심 보수생태계 조성이란 점과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별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의 핵심이란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아이디어 부문 대상은 ‘발전사 간 (공공·민간) 가스터빈 자재 공유’를 통한 공사 손익개선 과제를 제시한 기계기술부에 돌아갔다. 동일한 발전기 기종을 보유한 발전사들이 서로 예비품을 공용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평가단의 눈길을 끌었다.

한난 관계자는 “이번에 공모를 통해 모집된 수상 과제들의 재무개선 효과는 총 1000억 원 이상”이라며 “수상자들은 인사 및 부서별 경영평가에서 가점 혜택 등을 얻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취임한 후 직원들에게 혁신 과제를 요청하게 된 것은 한난이 ‘퍼펙트 스톰’ 같은 위기에 처했었기 때문이다. 정 사장 취임 직전 한난은 부채 비율이 약 400%에 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크게 변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관련 각종 규제가 증가했다는 새로운 환경 역시 한난에는 악재였다. 설비 노후화 등의 이유로 각종 사고와 고장 정지가 발생하며 설비 가동률도 떨어지던 추세였다. 그러나 혁신 문화 확산 노력에 따라 부채비율은 200% 중반으로 떨어졌고, 지난 9월에는 본사 및 19개 지사에서 사고가 한 건도 기록되지 않았다. 설비 고장 정지 역시 하향추세다.

이에 올해 6월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난은 A등급을 받았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지 꼭 2년 만의 변화였다. 이번 평가에서는 S등급을 받은 공기업이 없었기 때문에 한난 등 6개 공기업이 A등급을 받으며 사실상 최고 평가를 받은 셈이다. 또, 지난달에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올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공기업 최초로 3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

정 사장은 “혁신 사례 발표회를 통해 현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질적인 업무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혁신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해 혁신을 선도하고 발전하는 공기업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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