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스타크처럼 과감한 모험가"…뮤지컬로 그려낸 유한양행 '유일한 창업주'

홍효진 기자 2024. 11. 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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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작가가 본 유일한 박사는 '모험가'다.

유 박사는 당시 국내 최대 제약사 유한양행의 창업자이자 한국·미국 모두에서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한국이 일제 치하에 있던 2차 세계대전 말, 나이 쉰의 유 박사는 미국의 비밀첩보작전 '냅코 프로젝트'에 합류해 암호명 A란 이름으로 독립을 위한 무장·스파이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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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이슨 하울랜드 작곡가, 김희재 작가. /사진제공=컴퍼니 연작


"'토니 스타크' 같은 인물로 보였으면 싶었어요. 50세의 나이에 주저 없이 모험을 감행하는 자신만만한 캐릭터죠."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A' 김희재 작가)

김희재 작가가 본 유일한 박사는 '모험가'다. 유 박사는 당시 국내 최대 제약사 유한양행의 창업자이자 한국·미국 모두에서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는 미국에서의 사업을 접고 조국인 한국에 돌아와 총을 잡았다. 성공한 사업가와 총잡이. 두 얼굴 사이엔 '암호명 A'란 별칭이 붙는다. 한국이 일제 치하에 있던 2차 세계대전 말, 나이 쉰의 유 박사는 미국의 비밀첩보작전 '냅코 프로젝트'에 합류해 암호명 A란 이름으로 독립을 위한 무장·스파이 활동을 벌였다. 유 박사의 과거는 그가 세상을 떠나고 2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드러났다.

김 작가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지난 11일 진행된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A'(이하 스윙 데이즈) 개막 인터뷰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간접적 활동을 해오던 유 박사가 스스로 독립운동에 뛰어들 결단을 하기까지 감춰둔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 선택 때문에 버리고 취해야 했던 많은 부분에 대해 현실적 이야기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스윙 데이즈는 유한양행 100주년 프로젝트로 시작된 작품으로, 영화 '실미도'로 국내 첫 천만 관객 시대를 연 김 작가의 첫 뮤지컬 데뷔작이기도 하다.

스윙 데이즈는 유 박사의 독립운동가로서의 선택을 모티브로 담아냈다. 일제강점기였던 1945년 한국의 자주독립을 목적으로 OSS(미국 CIA 전신)가 비밀리에 준비했던 냅코 프로젝트는 한국인 19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결성, 그 해 8월18일 작전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유 박사를 비롯해 모두 알파벳 암호명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작전은 8월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며 무산됐다. 뮤지컬은 암호명 A인 유 박사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김 작가는 유 박사의 알려진 행적에 개성을 더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 작가는 "작품이 '용비어천가'가 돼선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 시대의 뮤지컬 무대에 어울리는 이야기여야 하고 보편성을 가지면서도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유 박사가 이 작품을 본다면 '난 저러진 않았는데?'라고 생각할 만큼 개성을 만드는 과정에서 완벽한 창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적이고 베팅할 줄 아는, 승승장구하면서도 계속 모험하는 자신만만한 토니 스타크(어벤져스·아이언맨) 같은 인물"이라며 "50세의 나이에 미국에서 사업을 접고 한국에서 총을 잡는 선택을 어떻게 하게 됐을지 그 내면의 변화에 초점을 뒀다. 알려진 유 박사의 이야기와는 꽤 다른 창작물"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에는 그래미어워즈와 에미상 수상은 물론 '데스노트' '웃는남자' 등 유명 뮤지컬의 편곡으로 한국 관객에겐 이미 친숙한 제이슨 하울랜드도 참여했다. 작곡가로선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하울랜드는 "공연의 중심 메시지는 '내가 믿는 것을 실현하고자 나 자신을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 '내가 믿는 것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극 중 22번 넘버인 '내가 가야 할 길'은 특히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지 집약된 노래"라고 말했다.

스윙 데이즈에는 배우 유준상과 신성록, 민우혁, 고훈정, 이창용, 김건우, 정상훈, 하도권 김승용 등이 출연한다.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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