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지킨 롯데, 다음 숙제는 ‘피치클록’
내년 대비해 빠른 투구 훈련
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언한 마무리 김원중과 필승조 구승민을 모두 앉혔다.
김원중에게는 4년 총액 54억원, 구승민은 2+2년에 총액 21억원이라는 조건으로 총액만 따지면 75억원을 들여 두 명의 ‘집토끼’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투수 재계약 여부가 남아있지만 일단 마운드에서 전력 누수를 방지했다.
올해 팀 평균자책 5.05로 7위, 불펜 평균자책 5.36으로 10개 구단 중 9위 등을 기록한 롯데는 기존 자원으로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꾼다.
그런데 다음 시즌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 롯데로서는 조금 더 빠른 피칭을 선보여야한다. 2025시즌부터 피치클록 도입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올시즌에는 시범 운영을 진행했고 구두 경고 없이 피치클록 위반 횟수만 측정했다. 매달 횟수를 공지했는데, 롯데가 가장 위반 횟수가 많았다.
정식 도입이 아닌데다 현장과 아직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자칫 투구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피치클록의 엄격한 적용이 부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치클록은 ‘체크’만 하는 수준에서 운영됐다.
그 결과 롯데는 올해 피치클록 위반 횟수에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위반 횟수가 1247회로, 2위 KIA(1021회)와 큰 차이가 난다. 경기당 평균 8.66회였다.
경기 시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올해 9이닝 평균 3시간 16분으로 가장 길었다. 10개 구단 평균 3시간 10분을 웃도는 수치다.
일단 선수들은 피치클록에 대비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구승민은 “올시즌은 피치클록을 신경 쓰지 않고 던졌는데 이제 각자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야할 것”이라며 “포수 사인에 고개를 두번, 세번 흔들게 되면 정해진 시간을 넘겨버린다. 그렇게 안 하도록 준비를 해야겠다. 나는 쓸데없는 잡동작이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는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김원중도 “피치클록에 맞춰서 준비를 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다음 시즌 조금 더 세밀한 야구를 꿈꾸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수비 강화 훈련 등으로 다음 시즌은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좀 더 빠른 야구도 다음 시즌 롯데가 해야할 야구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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