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빨래도 못 말리겠네”…초고층 재건축 두고 일조권 갈등 커진 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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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등 곳곳서 고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일조권을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이 새로운 도시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서는 대교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진행 중이다.
당시 공청회에 참가한 장미아파트 주민 A씨는 "애초에 공청회에서 모든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대교 아파트 측이 구체적 해결책 없이 성급하게 성공을 자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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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열었지만 불씨 여전
부산 마린시티 초고층 개발에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 반발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서는 대교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지상 최고 49층, 922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교아파트의 정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인근 장미·삼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일조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관련 공청회를 추진하겠다”고 반발했다. 대교아파트 측은 “공청회 개최 요구는 실익이 없으며 이웃 단지 간 반목만 커질 것”이라는 공문으로 맞섰다.
결국 지난달 29일 ‘대교아파트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개최됐다. 공청회를 진행한 대교아파트 조합 측은 “집단 민원을 넣은 인근 단지 주민 중 정작 토론자 참가를 신청한 이는 없었다”며 “원활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불필요한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공청회를 진행했고, 성공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장미아파트 주민은 공청회로 갈등이 일단락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조권 침해 문제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해결책은 받아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공청회에 참가한 장미아파트 주민 A씨는 “애초에 공청회에서 모든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대교 아파트 측이 구체적 해결책 없이 성급하게 성공을 자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인근 단지 주민 간 갈등 없이 원활하게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면서도 “아직 만족할 만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미아파트 측은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이다. 현재 장미아파트는 조합 방식과 신탁 방식 재건축이 모두 추진 중이다. 각 방식의 추진단체가 주민 동의를 받으며 경쟁 중이지만, 일조권 갈등에 대해선 뜻을 함께하고 있다. 조만간 장미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까지 3개 단체가 모여 대응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지상 최고 65층 초고층인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한양(56층), 화랑(46층)아파트 등 인근 단지 대부분 고층 또는 초고층으로 재건축 할 예정인 만큼 일조 침해 논란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초고층 건물 개발 계획이 잇따라 추진되며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린시티에 위치한 해원초등학교 앞에 73층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은 강한 우려의 뜻을 전하고 있다. 해원초 학부모회 회장은 “학교 동쪽에 인접한 부지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해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오전 시간 내내 햇빛도 보지 못하고 수업을 받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고층 재건축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 같은 갈등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초고층 건설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 일조권 등과 관련한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도시 전체의 스카이라인과 주거 환경을 고려한 종합적·장기적 정비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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