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신호등 연정’ 붕괴…내년 2월 총선 실시

장예지 기자 2024. 11.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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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붕괴한 뒤 조기 총선 압박이 거세지면서, 여야는 다음해 2월23일 총선을 치르기로 12일(현지시각) 합의했다.

이날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사민당·SPD)의 롤프 뮈체니히 원내대표는 다음달 16일 숄츠 총리에 대한 신임 여부를 의회 표결에 부치고, 총선은 다음해 2월에 치르기로 주요 정당들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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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기독교민주연합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 사회민주당 롤프 뮈체니히 원내대표, 녹색당 브리타 하젤만·카타리나 드뢰게 공동대표가 베를린 대통령 관저에 모여 회담을 갖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이 붕괴한 뒤 조기 총선 압박이 거세지면서, 여야는 다음해 2월23일 총선을 치르기로 12일(현지시각) 합의했다. 각 정당들은 이미 선거 운동 태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날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사민당·SPD)의 롤프 뮈체니히 원내대표는 다음달 16일 숄츠 총리에 대한 신임 여부를 의회 표결에 부치고, 총선은 다음해 2월에 치르기로 주요 정당들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애초 독일 연방의회 총선은 다음해 9월28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7개월 앞당겨진 것이다. 숄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이 결정되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최종적으로 차기 총선 일정을 확정할 권한을 갖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이날 저녁 성명을 내어 “의회가 12월16일 신임투표를 위한 로드맵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2025년 2월23일을 현실적인 선거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의회 소수파인 숄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숄츠 총리는 지난 6일 사민당·녹색당과 함께 연정을 이뤘던 자유민주당(자민당·FDB)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하겠다고 밝히며 1월15일 신임 투표를 한 뒤 3월에 총선을 치를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 등은 연정의 붕괴로 정부의 기능은 약화되고, 법안 통과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당장 이번주에라도 총리 신임 투표를 할 것을 주장했다. 사민당 내부에선 총선을 서두르는 것을 반대하는 기류도 있었지만, 숄츠 총리도 지난 10일 방송에 출연해 “모든 당사자가 동의한다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의회에서) 신임투표를 하자고 요청하는 것이 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조기 총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독일 정치권은 이미 총선 체제로 진입했다. 기민련은 지난 9월 가장 먼저 메르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선택했다. 연정의 일원인 녹색당의 로베트 하벡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지난주 숄츠 총리의 발표 이후 총리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숄츠 총리 또한 연임을 노리고 있지만, 사민당 내부에선 그의 리더십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이 차기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는 전했다.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다음해 3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1월로 앞당겨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를 총리 후보로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신호등 연정을 이룬 세 정당을 제치고 메르츠 대표의 기민련이 가장 선두에 서 있다. 독일 쥐트도이체자이퉁이 발표한 지난 9일 기준 정당별 지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기민련이 33%로 앞서있고, 2위는 독일을 위한 대안(18%)이 차지했다. 반면 숄츠 총리의 사민당과 하벡 부총리의 녹색당은 각각 16%, 11% 지지율로 3·4위에 머물렀다. 린드너 재무장관이 속한 자민당 지지율은 4%에 불과해 의석 확보를 위한 5% 득표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다수당 가능성이 높은 기민련은 극우인 독일을 위한 대안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왔기 때문에 총선 이후 사민당과 연정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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