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 '드론 촬영'한 중국인들…"2년간 다른 군 시설도"

<앵커>

지난 6월 부산으로 들어온 미국 항공 모함을 중국인 세 명이 드론으로 불법 촬영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과 정보 당국이 이들의 디지털 기기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최소 2년에 걸쳐 다른 군사 시설도 촬영한 상황이 포착됐습니다.

신용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25일, 한미일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승선해 한미 동맹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당일 중국인 유학생 3명이 인근 야산에서 해당 행사장을 5분 정도 드론으로 촬영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단순한 호기심에 촬영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국정원, 군 등이 이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최소 2년 전부터 해당 군사 기지를 비롯해 인근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과 정보당국은 중국 유학생들의 진술과 달리 당시 촬영이 호기심에서 비롯된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사전에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 군사 시설 등을 무단 촬영하는 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이라며 "구체적인 촬영 배경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유학생들은 30대에서 40대로 현재 부산 소재 한 국립대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유학생은 한국에서 공부하다 중국으로 가 회사 생활을 한 뒤 다시 돌아온 걸로 알려졌습니다.

수사 당국은 이들을 출국 정지하고 조만간 다시 소환해 대공혐의점이 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입니다.

앞서 지난 9일에도 국내에서 해외배송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40대 중국인 남성이 국가정보원 청사를 드론으로 촬영하다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용일 기자 yongil@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