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원익그룹 CEO ‘가신 vs 삼성맨’ 이원구조

신성우 2024. 11. 1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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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원익⑦
오너 이용한 10곳 사내이사…전문경영인 체제
지배구조 핵 (유)호라이즌․㈜원익 내부 인사
반도체·2차전지 장비 핵심 5개사 모두 삼성맨

‘가신(家臣) vs 삼성맨’

올 들어 원익그룹 경영구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지만 뚜렷한 이원(二元) 구조를 갖췄다.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원익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 출신이다. 반면 주력 사업분야는 원익 성장의 토대인 삼성 출신들이 주류다. 

최상위·중간지배회사 이사회 오너-혈족-가신 체제

창업주 이용한(70) 회장은 현재 대표이사직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가 한 군데도 없다. 총 10개사(국내 8개·해외 2개) 이사진으로만 참여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유)호라이즌은 계열 최상위 지배회사다. 이 창업주가 올 들어 2세들에게 지분 100%를 물려주고, 8월에 가서는 ㈜원익 지분(38.18%) 또한 (유)호라이즌에 전량 매각해 3남매(100%)→(유)호라이즌(46.33%)→㈜원익(30%)→원익홀딩스 출자고리를 통해 2대 승계기반을 갖춘 데 따른 것이다.    

대표가 임창빈(63) 사장이다. 2000년 8월부터다. 게다가 이외 이사진이 이 회장과 장남 이규엽(41) 원익QnC 전무 부자(父子)인 점을 감안하면, 이 창업주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  

연세대 경제학과 및 미국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 재무관리를 전공한 재무통이다. (유)호라이즌 CEO로 있으면서 ㈜원익QnC(2016~2022년), 원익홀딩스(2022~2024년 3월) 등 굵직굵직한 계열사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전자부품 및 의료·조명기기 수입·판매업을 하는 모태사이자 예전 계열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했던 ㈜원익 역시 대표가 내부 인사다. 장홍식(65) 대표다. 단국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2011년 3월 동아제약 전자부품 사업부(원익텔콤)를 전신으로 한 옛 위닉스 대표에 오른 뒤 2019년 12월 ㈜원익과 위닉스 합병 이후로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원익은 현재 4명(사내 3명·사외 1명)의 이사진 중 장 대표 외에 사내이사가 이 회장과 처남 양원용(60) 부사장이다. 올해 3월 임창빈 (유)호라이즌 대표의 후임으로 양 부사장이 합류한 데서 비롯됐다.  

바꿔 말하면 최상위·중간 지배회사인 두 핵심 계열사의 경우 이 창업주가 혈족과 가신들과 함께 주요 경영 현안을 결정한다는 점도 원익그룹 경영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원익그룹 핵심 계열 지배구조
원익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유)호라이즌, 중간 지배회사 (주)원익 사내이사진

내부 출신 맡아온 주력사 삼성맨으로 교체 

양대 주력사업인 반도체 장비·소재, 2차전지 장비 분야의 핵심 ‘5인방’은 죄다 삼성 출신이다. 원래부터 삼성 색채가 짙었던 데다 2022년부터 내부출신이 맡아온 계열사들도 잇달아 삼성맨으로 교체한 데서 비롯됐다. 이 창업주는 이 중 원익PNE를 제외한 4곳에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재작년 3월 임창빈 (유)호라이즌 사장의 후임으로 반도체 소재 석영유리(쿼츠웨어) 업체 원익QnC 대표로 선임된 이가 현 백홍주(63) 대표다. 삼성전자 TSP사업총괄 부사장(2018~2020년)을 지냈다. 

올해 3월에는 투자 및 토탈가스솔루션(TGS) 부문을 가진 사업형 지주사 원익홀딩스 또한 임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 출신들로 수장이 바뀌었다. 조남성(65·투자), 장성대(60·사업) 각자대표 체제다. 각각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2014~2017년), 삼성전자 인프라기술 총괄 부사장(2022~2023년) 출신이다. 

이외에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Solar Cell) 장비 제조업체 원익IPS는 올해 1월부터 안태혁(62)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SDI 소형·중대형전지 사업부장 부사장(2017~2021년)을 거쳤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및 일반산업용 가스업체 원익머트리얼즈는 삼성전기 품질제조 상무(2013~2018)를 지낸 한정욱(60) 대표가 맡고 있다. 2022년 3월 선임됐다. 

2차전지 장비업체 원익PNE의 이기채(61) 대표 또한 삼성SDI 소형전지 제조센터장 전무(2018~2022년)를 지낸 뒤 역시 2022년 3월 영입된 인물이다. 이어 같은 해 11월 원익PNE와 ㈜엔에스 통합법인으로 전환한 뒤로도 줄곧 CEO로 활동하고 있다. 

원익그룹 주력 5개사 2023년 재무실적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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