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노루벌

김재근 선임기자 2024. 1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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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우리나라에 꽤 신선한 법률이 하나 제정됐다.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로 수목유전자원의 보전과 자원화를 촉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15년에는 이 법이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됐다.

법률에 수목원과 정원을 담은 것은 이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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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2001년 우리나라에 꽤 신선한 법률이 하나 제정됐다.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로 수목유전자원의 보전과 자원화를 촉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법에 따라 전국에 국립·공립·사립·학교수목원이 속속 등장했다. 수목이 귀중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관광휴양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체계적인 수목의 수집과 관리가 이뤄지고 자원화를 위한 학술·산업적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2015년에는 이 법이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됐다. 식물·토석·시설물 등을 지속 관리하는 공간을 '정원'이라 규정하고, 국가·지방·민간·공동체·생활 주제정원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법률에 수목원과 정원을 담은 것은 이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국가정원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전국 곳곳에서 국가 혹은 지방정원을 추진 중이다. 국가정원은 2곳뿐이지만 전남 담양 죽녹원, 경남 거창 창포원, 경북 경주의 경북천년숲정원 등의 지방정원이 등장했고 곳곳에서 국가정원을 추진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서산태안의 가로림만, 공주 죽당, 청양 동강, 아산 신정호, 충주시 금릉동 등 10여 곳이 국가정원 지정을 희망하고 있다.

대전시가 국가정원을 추진하는 노루벌도 눈길을 끈다. 서구 흑석동 141.7만㎡ 부지에 9개의 주제정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2027년에 착공, 2028년에 준공하여, 3년간 지방공원으로 운영한 뒤 2032년 국가정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루벌은 대둔산과 계룡산 향적봉, 장태산, 성북동의 여러 물줄기가 만나 갑천이 되는 곳이다. 도심과 그리 멀지 않지만 반딧불이가 살 만큼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다. 산과 하천, 논농사의 경관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으로 이미 적십자가 생태원을 운영하고 있고, 사철 캠핑객이 몰려든다. 노루벌이 정원으로 잘 다듬어져 자연생태계도 보전하고 144만 대전시민과 중부권 사람들이 휴식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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