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이식 1년…파킨슨 환자 “탁구·배드민턴도 해요”
[앵커]
20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결과는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크게 위축됐습니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 시도는 멈추지 않았는데요.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해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을 개선했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15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입니다.
증상이 악화돼 걷기가 힘들어졌고, 스스로 화장실에 가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1년 전 배아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뒤, 하루에 5천 보 이상 걸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탁구와 배드민턴도 즐깁니다.
[파킨슨병 환자/배아줄기세포 이식 : "배드민턴은 기존에 전혀 못 치던 게 한 번 치면 15분에서 20분 정도 칠 수 있는, 탁구도 그렇고요."]
파킨슨병은 운동을 조절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세포가 죽으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연구진은 배아줄기세포를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시킨 뒤 환자의 뇌에 주입했습니다.
[장진우/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 "(배아줄기세포를) 정확한 부위에 집어넣지 않으면 그 회로가 이차적으로 연결돼서 환자의 증상을 정상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식 후 환자의 뇌 영상 검사를 통해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가 훨씬 커진걸 확인했습니다.
뇌에 들어간 도파민 신경전구세포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로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3명의 운동 기능이 평균 4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필휴/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파킨슨병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도파민의 양을 상당히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약기운이 떨어졌을 때 몸이 굳는다든지 보행이 어렵다든지 하는 이런 운동성 부작용들이 상당히 많이 호전될 것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 이식 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건 아시아에서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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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기자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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