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도 혀 내두른 ‘오겜2’ 철통 보안 “욕 먹더라도 지켜야지”
[뉴스엔 하지원 기자]
'오징어게임2' 측이 삼엄했던 보안 속사정을 언급했다.
'오징어게임 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런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는다. 12월 26일 공개를 앞두고 예고편과 배우들 스틸컷이 공개되며 시즌2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활약한 공유, 이병헌, 위하준 등 주요 배우들이 다시 합류하며,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조유리 등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 다채롭고 긴박한 케미를 보여줄 예정.
작품에 대한 높은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상당하다. '오징어게임 2'는 지난해 촬영 시작과 동시에 여러 구설에 올랐다. 대마초 물의를 일으킨 빅뱅 출신 탑(최승현)과 '미투' 꼬리표를 지우지 못한 오달수 캐스팅에 이어 촬영장 갑질 논란까지 불거지며 미운털이 박힌 것. 여기에 배우들 입까지 철저하게 막은 엄격한 스포일러 관리는 '유난'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철통 같은 보안 속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8월 넷플릭스 측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재진과 소통했다. 이날 자리에는 황동혁 감독과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참석해 새 시즌 공개 소회 및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다음은 '오징어게임2' 황동혁 감독, 김지연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오징어 게임' 판은 인간 사회의 경쟁 갈등이 압축돼 있었는데 그 시즌1의 끝에는 생존을 넘어선 인류애가 있었다면 시즌2는 어떤 점이 마침표에 맞닿아 있는지 궁금하다.
황동혁 감독: 시즌2, 3를 사실 통틀어서 얘기해야 이 작품의 주제를 얘기할 수 있기는 하다. 시즌2도 마찬가지로 다 통틀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시즌1이 나온 이후로, 그때 이제 시즌1이 나왔을 때도 왜 이렇게 이게 인기가 많냐고 많은 기자분들이 물어보시면 세상이 '오징어 게임'의 속 세상만큼 살기가 힘들어져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요? 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로부터 또 3년이 지났는데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기후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고, 빈곤의 문제나 양극화의 문제도 그런 것 같고.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 안에서나 아니면 나라끼리의 갈등과 전쟁도 훨씬 더 격화되고 있고, 시즌2와 3, 다음 이야기에서는 과연 우리가 이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는가.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는가. 우리가 그럴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보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제가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한번 해보고 싶었고, 게임은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꽤 나온다. 시즌1보다 시즌2에 아마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더 많아서 아마 그런 문제들과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더 게임 안에서 펼쳐질 수 있을 것 같다.
Q. '오징어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줘서 많이 울림을 줬는데, 일부 폭력적인 조금 장면으로 불편하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황동혁 감독: 사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이제 표현되는 그 폭력들, 살인들, 탈락한 자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사형이라는 벌칙들이 사실 다른 콘텐츠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어떤 폭력이라, 특히나 되게 리얼한 방식의 폭력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게 이 사회의 경쟁에서 낙오된 자들에게 가해지는 어떤 시스템이 주는 형벌들이 있지 않나.
그들에게 주는 폭력이 있고, 그들을 방치함으로써 그들이 받는 고통이 있고 그런 것들을 일리미네이트(eliminate)라는 어떤 제거, 탈락이라는 느낌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폭력이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막 무슨 연쇄살인범이 나와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그런 류의 리얼한 폭력보다는 더 어떻게 보면 덜 폭력적이라고는 스스로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폭력이 그렇게까지 그런 류의 폭력은 아니다, 조금 다른 차원에 있는 폭력이 아닌가라는 스스로 생각을 좀 했다. 그래서 시즌2에도 마찬가지로 그 시스템은 여전히 이제 유지가 되고 있다.
어떤 윤리적인 측면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면 이 작품 자체가 과연 인간성이라는 것, 인간의 윤리성이라는 것, 도덕성이라는 것. 이런 경쟁 사회에서 그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그것이 여전히 지속 가능한가, 유효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에 시즌2의 이야기에서는 그것에 대한 더 많은 도전과 어떤 인간의 윤리성을 시험에 들게 하는 많은 장면들이 나온다.
Q. 보안을 위해 어디까지 신경을 썼나.
김지연 대표: 보안 문제는 정말 힘들었다. 시즌1 찍을 때는 사실 '오징어 게임', 그런 이상한 제목의 드라마는 뭐지, 라고 한 번씩만 물어보시고 사실 아무도 별로 관심이 없었어서 굉장히 편하게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여기 가서 찍고 싶으면 여기 가서 찍고. 저기 가서 찍고 싶으면 저기 가서 찍고 하는데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사실 이 이야기의 골격이 어떤 건지 알고, 거기에 무슨 게임이 들어있는지, 누가 나오는지, 누가 먼저 죽는지, 이런 것들이 다 너무나 관심사들이시더라.
근데 이제 관심사면 알려드려도 될 수도 있지만, 이게 또 이 '오징어 게임'이 힘든 게 그걸 알려주면 그게 곧 스포가 되는 거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든 이제 막기 위해서 사실 거기 출연하는 배우들도 자기가 탈락한 이후의 대본은 모르신 채로 찍었다. 그래서 누가 어디서 어떻게 죽는지, 같이 찍다가도 뒤를 모르니까 이런 부분에서 사실 끝까지 대본을 아는 배우가 몇 명 없었다.
그리고 온라인 대본으로 이제 문서를 전달하는 것도 사실 저도 이제 그 이전에도 여러 편의 작품들을 만들었지만 이게 참 어디 가서 이게 새도 새더라. 그냥 워터마크 박아갖고 저희가 PDF 파일로 돌리지만 이게 사실 막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를 이미 알고 있어서, 이거를 이제 프린트가 안 되고 뭔가 메일링이 안 되는, 마치 스트리밍과 비슷한 거다. 자기의 파일에서만 열고, 그 모니터상으로만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대본들을 전달했다.
사실 처음에는 배우들이 너무나 이제 본인들도 이거 보면서 메모도 하고 싶고, 포스트잇도 붙여놓고, 이제 하고 싶은데 그런 게 물리적으로 안 되니까 너무 불편하다는 컴플레인도 많이 받았지만 그냥 욕을 먹어가면서 그냥 불편해도 좀 감수하자, 라는 쪽으로 이렇게 해서 결국에는 이제 사실 나중에는 다 이해해 주시고 서로 다 그래 우리 이야기를 지켜야지, 마지막 시청자들한테 도달할 때까지 잘 지켜야지, 라는 마음으로 잘 해서 별 큰 사고 없이 잘 진행됐던 것 같은데 이제 그거를 제가 이 자리에서는 기자분들에게도 한번 부탁을 드리고 싶은 부분이다.
미리 알게 되면 재미가 너무 떨어지니까 그냥 웬만해서는 좀 모르는 상태로 많은 사람들한테 모르는 상태로 보게끔 하자. 사실 그 이유 외에는 사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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