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상근 임원에 최대 수억... 정관 어기며 돈 뿌린 축구협회
축구협회가 정관상 보수를 받을 수 없는 게 원칙인 비상근 임원들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수백만 원씩 급여성 고정 보수를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수를 받은 임원들 중에는 국가 대표 출신 최영일, 장외룡, 하석주, 이동국, 이영표, 이천수, 김병지 등을 비롯, 축구 해설가 한준희씨가 포함됐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에 들어 있다. 문체부는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을 계기로 축구협회 운영 전반을 들여다본 바 있다.
축구협회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비상근 임원 44명 중 34명에게 지급한 보수는 모두 28억원. 축구협회는 “정관과 임원 보수 규정에 의하면 별도 계약을 체결한 경우 비상근 임원이라도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자문 계약 대상자 선정이나 자문료 책정 기준을 공정하게 마련하지 않은 채 방만하게 보수를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이 기간 축구협회에서 가장 많은 자문료를 받은 비상근 임원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활동했던 마이클 뮐러(독일) 전 전력강화위원장이었다. 2023년 축구협회와 2년간 연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받는 자문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해 2월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될 때 함께 사퇴했고 1년 2개월간 약 3억5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뮐러 이후 전력강화위원장을 맡은 정해성 위원장은 월 1500만원을 받는 자문 계약을 맺었고, 2월 말부터 6월 사임할 때까지 7800만원을 수령했다.
문체부는 두 전직 전력강화위원장이 받은 자문료가 축구협회 ‘임원 보수 규정’상 자문료 한도를 초과했다고 봤다. 규정에는 분과위원장 자문료 한도를 연 1억원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뮐러는 당초 협회 지도자 강사로 계약했다가 협회 필요에 의해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했기에 지도자 강사 보수에 준하는 자문료를 책정했으며, 정해성은 전력강화위원장 역할과 책임, 전임자들 자문료 등을 고려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 전현직 비상근 부회장들은 월 250만~800만원을 자문료 형식으로 받았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이는 1998 프랑스 월드컵 국가 대표 출신 최영일 부회장. 그는 2021~2022년엔 월 600만원씩, 지난해와 올해엔 월 800만원씩 받아 올해 8월까지 2억9600만원 넘는 돈을 지급받았다.
K리그 인천과 중국 충칭 감독 등을 지낸 장외룡 부회장은 2023년 부임한 이후 월 800만원씩 받아 총 1억2700만원을 수령했다. 함께 부임한 국가 대표 출신 하석주 부회장과 축구 해설가 한준희 부회장은 각각 월 600만원씩 총 9560만원을 받았다. 김병지 현 강원FC 대표이사는 2021년부터 2023년 1월 강원에 부임하기 전까지 비상근 부회장으로서 월 600만원씩 총 1억4400만원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축구협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냈던 이동국, 이영표, 이천수 등도 과거 협회에서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국은 김병지 후임으로, 이영표는 정몽규 회장 부임 때부터 부회장을 맡았다. 이 둘은 2023년에 월 500만원을 받는 자문 계약을 맺었으나, 그해 4월 승부 조작 등 비위 행위자 기습 사면 시도에 대한 책임으로 축구협회 임원진이 전원 사퇴할 때 함께 물러나 각각 1100만원씩 받았다. 이천수는 2021년 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으며 월 250만원씩 총 6000여 만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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