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판매, 입지·규제 등 따져 용도 변경 고민을

관리자 2024. 11.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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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귀촌한 지 20년이 넘는 분이 있다.

이분들과 친하게 지내다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가 "내 집, 내 땅 좀 팔아주게!"다.

하지만 전원주택으로 지은 시골집들은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집들이 많다.

그럴 땐 고민해야겠지만 다행히 A씨 집은 돈을 얼마 들이지 않고도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조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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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마을·땅·집] (22) 매물 적체의 시대, 파는 것도 전략 필요
내놓은 집·땅 많지만 매수자 못찾아
단점 보완할 적정한 방법 모색해야

퇴직 후 귀촌한 지 20년이 넘는 분이 있다. 시작할 때는 집과 정원을 크게 하고 텃밭 농사도 지었다. 나이가 일흔을 넘기면서 텃밭을 묵히기 시작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다. 최근에는 마당 관리도 힘에 부쳐 한다. 자식들이 맡아 관리하겠다며 욕심을 내면 좋겠는데 이따금 다녀가는 것도 귀찮게 여긴다. 정리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팔겠다 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경치 좋은 농산촌을 다니다보면 멋진 집을 지어 놓고도 이런 고민에 빠진 노인들이 많다. 이분들과 친하게 지내다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가 “내 집, 내 땅 좀 팔아주게!”다.

이들은 대부분 출구 전략이 없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사는 것만 욕심을 냈다. 나중에 힘들면 팔든가 자식에게 물려주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요즘 전원주택 매물이 많이 쌓이고 있다. 팔겠다 내놓는, 경매로 나온 집과 땅들이 쌓인다. 귀촌해 살다 나이 들어 더이상 관리가 되지 않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로 집과 땅을 팔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락이 거의 없던 지인 A씨가 찾아왔다. 5년 전 귀촌했는데 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옮겨갈 사정이 생겨 집을 팔아야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팔 수 없다며 방법을 찾아달라 했다.

혹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해 찾아가보니 아름다운 마을에 있는 예쁜 집이었다. 경치가 좋아 인근 중소도시에서 일부러 찾아온 여행객들도 보였다. 집 옆에 큰 숲과 공원이 조성돼 있어 주변 경관도 좋았다. 하지만 마을 도로가에 있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마당이 노출됐고 거실까지 들여다보였다.

지인에게 “집으로 팔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차라리 용도를 바꿔 보라” 일러주었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설명해준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요즘 매물 적체로 어지간한 것들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 특히 해당 집은 주택으로는 핸디캡이 있는데, 도로변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음식점이나 카페를 하면 좋은 위치다.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주택을 음식점이나 카페로 바꿔 팔아보라는 거였다.

당연히 돈 걱정을 한다. 집을 음식점이나 카페로 제대로 바꾸려면 돈을 많이 들여야 한다. 구조를 바꿔야 하고 인테리어도 다시 해야 한다. 부대시설도 보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정원과 주차장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원주택으로 지은 시골집들은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집들이 많다. 집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바꿔도 된다. 물론 집의 구조에 따라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다. 그럴 땐 고민해야겠지만 다행히 A씨 집은 돈을 얼마 들이지 않고도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조건이 됐다.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정화조를 다시 묻고 건축물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 후 일부 공간을 카페처럼 꾸며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촌해 조그만 카페를 해볼 계획을 하던 사람에게 팔렸다. A씨는 들인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이 받고 집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입지나 구조도 중요하지만 토지의 용도지역이나 규제 등도 따져봐야 한다.

매물 적체의 시대다. 파는 것에도 전략이 필요하고, 잘 파는 것도 적절한 기술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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