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채소 수급 점검] 대파, 생산늘고 소비침체…쪽파, 작황부진탓 값좋아
생강, 반입량 증가로 약세장
갓, 생산량 지난해보다 늘어
김장철 보합세 가능성 높아
김치양념에 많이 들어가는 대파·생강·갓 시세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생산량이 전년보다 늘어난 데다 심각한 소비 침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쪽파는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 지난해보다 높은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 쪽파·대파=전국 쪽파 주산지로 꼽히는 충남 아산은 작황이 좋지 않은 편이다. 아산시 도고면에서 쪽파를 재배하는 청년농 송현명씨(25)는 “파종 시기인 8월말부터 9월초까지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뿌리가 상해버린 밭이 많다”며 “진초록으로 색깔이 올라와야 하는데 연녹색 정도에서 그치거나 대에 힘이 없어 금방 시들시들해지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심규안 아산 선도농협 과장은 “비 온 뒤 해가 내리쬐는 날이 반복되면서 웃자람 현상과 잎끝 마름이 심해 상품성이 떨어졌다”며 “올해 아산지역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감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1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쪽파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6만8817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평균(4만6893원)보다 46.8%, 평년 11월(4만621원)보다는 69.4% 높다.
전망은 엇갈린다. 김규원 대아청과 경매사는 “11월 중하순 들어 전남 보성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면 시세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동일 동화청과 경매사는 “올해 김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14일) 이후 주말 개시돼 12월 상순까지 이어지는 만큼 11월 하순 본격적인 김장 수요가 몰린다면 시세가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파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11일 가락시장 경락값은 1㎏들이 상품 한단당 1952원. 지난해 11월 평균(3344원)보다 41.6%, 평년 11월 평균(2012원)보다 3.0% 낮다.
요인은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양념채소 관측’에 따르면 11월 대파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7% 늘었다.
전국 출하면적은 경기·강원 지역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보다 15% 확대됐다. 김 경매사는 “소비 침체로 시세가 낮게 형성됐지만 찬 바람이 부는 12월 들어선 탕류 소비 등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 생강·갓=생강은 생산량 증가로 시세가 낮은 상태다.
11월 기준 수확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경북 안동·영주, 전북 완주, 충남 서산 등 주산지에선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안동농협 기준 수매가격은 원강 특품 20㎏들이 한포대당 8만7000원으로 지난해(11만원)보다 21.0% 내렸다. 11일 가락시장에서 원강 상품 10㎏들이 한포대는 평균 4만3119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때(8만원대 초반)와 견주면 크게 부진하다.
김판수 중앙청과 경매사는 “햇생강 출하 초반에 시장 반입량이 지난해보다 많은 데다 2023년산이 재고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시세가 낮게 형성됐다”면서 “김장 수요가 본격화하면 4만원 중반대까지는 오를 수 있겠지만 이후엔 현 수준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갓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시장 반입량 대부분은 경기 고양·포천·남양주 등 수도권 시설하우스 물량이다. 작황은 평년작 수준으로 파악되나 생산량은 전년 대비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가락시장에서 청갓은 25㎏들이 상품 한상자당 4만3915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7만5003원)과 견줘 41.4%, 평년(6만7566원)보다는 35.0% 낮다. 반청갓(홍갓)은 5만5490원으로 지난해(9만5730원)보다 42.0%, 평년(6만9558원) 대비 20.2% 낮다.
김재민 한국청과 경매사는 “김장이 본격화하는 11월 셋째주 전후로 시세가 소폭 오를 수 있으나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