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105년 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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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 그는 나의 사촌이다. 나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그와 놀았다. 나와 수암은 재미있고 신비한 일을 좋아했다. 풍뎅이를 잡으면 넓고 반들반들한 돌 위에 거꾸로 뉘어 오랫동안 날개를 치며 춤추게 만들었다."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일제의 수배를 피해 압록강을 건너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 일을 도왔다.
1950년 3월20일 위암으로 별세해 독일 바이에른주 그래펠핑 신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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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 그는 나의 사촌이다. 나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그와 놀았다. 나와 수암은 재미있고 신비한 일을 좋아했다. 풍뎅이를 잡으면 넓고 반들반들한 돌 위에 거꾸로 뉘어 오랫동안 날개를 치며 춤추게 만들었다.”
장편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청년 시절 그 격동의 세월을 읽느라 밤을 꼬박 새웠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낯설겠지만 이 작품의 저자는 이미륵이다. 물론 필명이고 본명은 이의경(1899~1950)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다.
소설의 주인공은 저자 자신이다. 어려선 한학을 배웠고 어른이 된 후 중국과 유럽에 대한 꿈을 키워 가다 성장을 위해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이의경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조국을 떠난 지 105년 만이다. 국가보훈부는 이 지사의 유해가 1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17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고 밝혔다.
그의 고향은 황해도 해주다.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일제의 수배를 피해 압록강을 건너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 일을 도왔다. 1920년 프랑스를 거쳐 독일로 간 뒤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의학, 뮌헨대에서 철학 및 동물학 등을 전공했다. 1927년 뮌헨대 재학 중 벨기에에서 열린 세계 피압박 민족 결의대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해 ‘한국의 문제’라는 소책자 초안을 작성하고 결의문을 독일어 등으로 번역해 세계에 독립 의지를 알렸다.
이 지사의 저서가 발간된 시점은 1946년이다. 출판 후 독일 교과서에 실렸다. 유럽에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1950년 3월20일 위암으로 별세해 독일 바이에른주 그래펠핑 신묘지에 안장됐다.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를 모셔 온 게 처음이었다. 이 지사의 봉환은 149번째다. 가슴이 뭉클하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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