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 견디는 특수강 등 고난도 기술 총동원… 독자 설계는 10여국뿐

성유진 기자 2024. 11. 1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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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제작 왜 어려운가
지난 2018년 9월 14일 경남 거제시 두모동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공개된 도산 안창호 함. 도산 안창호 함은 우리나라 최초의 3,000톤급 잠수함으로 탄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예 함정이다. /연합뉴스

잠수함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최첨단 기술력을 요구한다.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고강도 특수강을 다루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적의 감지를 피하기 위해 소음을 최소화하고, 추진·전기·항해·통신·음향탐지 장치 등 다양한 기술을 협소한 공간 안에 모두 집어넣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으로 잠수함을 독자 설계·건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독일·일본 등 10여 국에 불과하다. 이 중 우리나라는 독자 설계·건조한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2021년 취역하며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8번째 나라가 됐다. 100년 넘게 잠수함 기술을 개발해 온 독일 등 잠수함 선진국을 빠른 시간 안에 따라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 업체들은 최근 수면으로 올라오지 않고 장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잠항 시간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도산안창호함·안무함·신채호함)은 수소전지 방식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했다. 디젤 엔진과 함께 쓰면서 잠항 시간을 늘린 것이다. 현재 후속으로 개발해 건조 중인 ‘장보고-III 배치-II(사업명)’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디젤 잠수함과 비교해 잠항 시간이 3배 정도 길다는 평이다.

북한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만큼 무기 탑재 등 기술 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췄다. 어떤 수역에서나 잠항하면서 작전이 가능해 고정 기지나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탄도탄에 비해 은밀성이 보장된다. 건조 중인 ‘장보고-III 배치-II’에는 이보다 더 많은 수직발사관을 갖출 예정이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K잠수함은 캐나다, 폴란드 등에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폴란드는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총 3척의 잠수함을 도입하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러시아 등에 맞서 북극권을 방어하기 위해 총 60조원 규모로 12척의 신규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엔 계약을 체결하고, 2035년 첫 번째 잠수함을 인도받는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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