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 “AI 특성에 브랜드 가치를 담아라”… 아이콘 개발 박차

이해인 기자 2024. 11. 1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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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AI 산업서 해당 아이콘이
‘최종 상징으로 채택’ 판단 때문

최근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를 정식 출시하고 AI 아이콘을 공개했다. 노랑, 빨강, 분홍, 파랑이 그러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 된 배경에 7개의 고리가 엮여 형상화한 흰색 별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이미지다. 국내 기업 LG전자의 AI 로고는 하트 두 개를 위아래로 포개놓은 이미지, 카카오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자사 AI 브랜드 ‘카나나’는 다양한 관계를 연결하는 AI 서비스라는 의미를 담아 별이 반짝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그래픽=송윤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표 IT(정보 기술) 기업들이 자체적인 AI 서비스와 기능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AI 아이콘’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AI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면서 각 회사의 AI 브랜드 가치를 담아내기 위한 이미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돋보기나 플로피디스크(이동식 저장 장치)를 쓰지 않지만 여전히 돋보기 아이콘은 ‘검색’을, 플로피 디스크 아이콘은 ‘저장’을 뜻하는 것처럼 각종 기호는 사용자 경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 중심으로 AI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아이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각양각색이다. 그나마 AI 상징으로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건 반짝이는(twinkle) 별이다. WSJ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소프트웨어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7개 기업이 AI 서비스에 반짝이는 이모티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반짝이는 별 아이콘이 AI를 상징하는 용도로 처음 쓰이기 시작한 건 2021년이다. AI 마케팅 스타트업 ‘재스퍼’가 콘텐츠 제작 도구와 홍보 자료에 선보였고 이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재스퍼 관계자는 “디자인 관점에서 반짝이는 이미지는 마법 같은 느낌을 주고, AI도 마법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구글이나 삼성 같은 대기업도 생성 AI 서비스에 반짝이는 아이콘을 쓰기 시작했다. 구글은 생성 AI 제미나이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보랏빛의 반짝이는 별을, 삼성도 갤럭시 AI 상징으로 반짝이는 별 모양을 쓴다. 이 밖에 화상회의 도구 줌이나 메신저 슬랙도 서비스 내에서 AI 기능을 나타내는 아이콘으로 별을 쓴다. 존 프리드먼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인 및 연구 부문 부사장은 “AI 기반 기능과 기존 기능을 구별할 수 있는 별도의 심벌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AI 상징도 자연스럽게 통일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삭제를 뜻하는 휴지통 아이콘은 애플이 맥OS 초기 컴퓨터 환경에서 처음 도입했고, 메뉴를 뜻하는 세로줄 3개 아이콘은 1981년 제록스가 처음 디자인했다가 일반 기호로 정착된 대표적 사례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자신들의 AI 상징이 대표 상징이 되면, 업계에서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AI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 LG전자는 AI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기획부터 제작, 적용 범위 등을 정하기까지 10여 팀, 100명 이상이 6개월 이상 매달렸다. 화상회의 앱 ‘줌’ 관계자는 WSJ에 “AI 기능을 표현하는 아이콘으로 어떤 것을 사용할지,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 낼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오랜 기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며 “직원들이 반짝이는 아이콘이 친숙하다는 결론을 내려 선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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