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해진 얼굴, 더 촘촘해진 관계···‘오징어 게임’이 돌아온다
전 세계 시청자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 오는 12월26일 베일을 벗는다. 지난 1년간 철저한 보안 속에서도 새 시즌의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여온 시리즈는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특히 이목을 끌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목숨을 건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어 상금 456억원을 받은 성기훈(이정재)이 3년 뒤 다시 한번 게임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시즌 공개 이후 3년3개월 만의 후속작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새 시즌에는 주인공 성기훈 역의 이정재를 비롯해 ‘프론트맨’ 역의 이병헌, ‘딱지맨’ 역의 공유, 황준호 역의 위하준이 그대로 출연한다. 조상우(박해수), 강새벽(정호연) 등 지난 시즌에서 죽음을 맞이한 주요 인물의 빈 자리는 톱스타들이 채운다. 임시완, 강하늘, 이진욱, 박규영, 박성훈 등이 일찌감치 출연 소식을 알렸다. 하나같이 영화, 드라마를 주연으로 이끄는 인기 배우들이다. 이 밖에도 양동근, 최승현(탑), 조유리, 노재원, 채국희 등 개성있는 배우들 역시 출연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대부분은 예고편 등을 통해 게임 참가자임이 확인됐으나 이진욱, 박규영 등 일부 배우는 어떤 캐릭터를 맡았는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화려한 배우진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새 시즌에서 게임 참가자 간 관계가 주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이다. 시즌 2에는 사회에서 알고 지냈거나 특수관계인 이들이 다수 참가한다. 최근 공개된 공식 예고편에는 첫 시즌에서 주인공 기훈과 경마 도박을 했던 친구 ‘정배’(이서환)가 ‘390번’ 참가자로 등장한다. 이 외에도 한때 연인이었던 남녀, 모자, 군대 선후배 등 다양한 관계의 참가자들이 게임 안에서 얽히고설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 관계는 ‘남이 죽어야 내가 사는’ 생존 게임의 비극을 한층 강조하는 장치가 된다.
시즌 2는 캐스팅으로 인해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마 흡입 혐의로 2017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최승현의 출연 소식이 지난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8월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2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며 “배우 본인이 강한 의지와 노력, 재능을 보여줬다. 왜 이 배우와 함께 작업해야 했는지 시청자 분들께 결과물로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황 감독은 이날 새 시즌과 제작 과정 등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황 감독과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참석한 이 간담회는 100여일 만인 13일 엠바고가 해제됐다.
황 감독은 새 시즌의 가장 큰 차이로 “기훈이 명확한 목적을 갖고 게임에 뛰어드는 점”을 꼽았다. 지난 시즌에서 기훈은 큰 빚을 지며 떠밀리듯 게임에 참여했다. 지난 2월 공개된 미리보기 영상에는 기훈이 수화기 너머 프론트맨에게 “널 찾아낼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담겼다.
<오징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는 단계마다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게임이다. ‘달고나 뽑기’ 같은 한국 게임은 드라마를 타고 세계로 퍼져나갔다. 새 시즌이 선보일 게임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다. 시즌 2 예고편에선 지난 시즌과 같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첫 게임으로 등장했다. 무자비하게 총을 쏘는 양 갈래 머리 소녀 인형도 그대로다. 황 감독은 구체적인 게임 종류에 대해선 함구하면서도 힌트를 남겼다.
“고유한 한국 게임도, 전 세계에서 하는 게임도 나옵니다. 적절히 변형시킨 것도 있고요. 다만 시즌 1과 달리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이 꽤 있어요. 무엇보다‘서로가 서로에 대해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많아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오징어 게임>은 12월 시즌 2에 이어 2025년 시즌 3 공개까지 앞두고 있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인 만큼 시즌 4 제작을 향한 기대가 벌써부터 나온다. 그러나 황 감독은 선을 그었다. 그는 “11개월 동안 200회차를 찍었다. 너무 힘들어 당장은 다시 못할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 시즌 3가 피날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으로는 극장 영화를 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은 공개 당시 한창이던 코로나19 팬데믹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황 감독은 달라진 콘텐츠 환경에 관해 우려하는 한편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지금은 쇼트폼의 시대고, 경쟁자도 많아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 1보다 진일보했습니다. 깊어지고, 짙어졌어요. 작품 완성도를 생각하면 숫자(성적)가 부족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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