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여울물 소리' 공연 성황

임승제 2024. 11. 1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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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8일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서...기립 박수 쏟아져
황석영 원작 각색 창극...구한말 민중애환 잘 담아내

[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하늘이 바로 사람이요, 사람이 바로 하늘이다"

광주시립창극단(예술감독 박승희)이 창단 35주년을 맞아 기획한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7일과 8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에는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과 제61회 정기공연 기념작인 '여울물 소리'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찾은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작품인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광주시립창극단]

창극 '여울물 소리'는 황석영 작가의 원작 소설을 창극 대본으로 각색해 극화한 최초의 작품으로 그의 아들인 황호준씨가 연출과 각색을 맡아 개막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여울물 소리'는 구한말 암울했던 시기, 한 이야기꾼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1894년 사회적으로 고착된 부패와 외세의 내정간섭에 맞서 들불같이 타오른 혁명의 현장을 배경으로 피폐해진 민중의 삶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 성지 광주에서 130년 전 무고한 백성들이 자유와 평등을 갈구하며 "하늘이 곧 사람이요, 사람이 바로 하늘이다"며 외쳤던 동학의 정신을 담은 뜻깊은 작품이다.

공연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구한말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민중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등장인물들의 삶과 선택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생각하는 시간을 선사했다.

지난 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작품인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광주시립창극단]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축사를 통해 "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창단돼 광주의 새출발을 함께한 예술단이다"며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창극 공연을 선보이며 문화도시 광주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립창극단은 직접 기획해 선보이고 있는 판소리 공연 등을 통해 판소리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판소리 성지, 광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늘 앞장서고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여울물 소리'에서도 '광주의 힘' 판소리를 바탕으로 멋진 공연을 선보인 광주시립창극단에 감사와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신수정 광주광역시의회 의장은 "창극 '여울물 소리'는 황석영 작가의 소설을 창극 대본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더구나 황 작가의 아들인 황호준 작곡가가 각색·작곡·연출해 더욱 특별한 공연으로 화제가 됐다"며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의 삶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고 극찬했다.

지난 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작품인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광주시립창극단]

'여울물 소리' 총감독·지휘를 맡은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는 "'여울물 소리'는 스펙터클한 연출보다는 인간 중심의 이야기를 세부적이고 완성도 높게 풀어낸 작품"이라며 "극 배경이 되는 130년 전과 현재에도 통용되는 인간에 대한 통찰과 '끊임없이 찾아오는 선택과 갈등의 순간 어떤 흐름의 삶을 살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을 제기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를 거스른 공감성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동명의 원작을 선택해 각색하게 됐다"며 "광주시립창극단은 예향의 도시 광주의 예술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대중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울물 소리'를 향한 호평 사례에 힘입어 앞으로 서울 등 수도권 진출은 물론 전국적인 순회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작품인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광주시립창극단]

주인공 연옥은 어머니 구례댁과 함께 강경 객주를 운영하며 힘든 삶을 살아간다. 그녀는 이신통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기 위해 떠나고 연옥은 그를 그리워 한다.

이신통은 동학에 대한 믿음으로 혁명에 참여하고, 서일수, 박돌 등과 함께 고난을 겪는다. 구례댁은 딸 연옥을 헌신적으로 지원하며 객주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지만, 역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연옥은 이신통을 찾아 떠난다. 그의 흔적을 쫓아가지만 만나지 못한다. 이신통은 동학혁명의 실패 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동학의 가르침을 전파하려 노력한다.

연옥은 이신통의 죽음 후에도 그의 뜻을 기리고 동학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며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희망을 찾아 간다.

극의 마지막은 모든 출연진이 나와 "하늘이 바로 사람이요, 사람이 바로 하늘이다"며 "하늘의 별들아 우리의 증인이 되어다오", "우리의 이야기를 후세에 반드시 전해다오"를 부르면서 막을 내린다.

지난 7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광주시립창극단 35주년 기획 작품인 창극 '여울물 소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광주시립창극단]
/광주=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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