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만의 귀향’…옛 광주형무소 유해 ‘4·3희생자’로 확인

안서연 2024. 11. 1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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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의 유해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5년 전 발굴된 무연고 유골 261구 가운데 1구가 4·3 유족의 유전자와 일치한 건데요.

광주에 잠들어 있던 희생자가 75년 만에야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무연고자 묘지를 이장하던 중 유골 261구가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고, 혹시라도 4·3 당시 광주형무소로 끌려간 이들이 아닐까, 넉 달 전부터 유족들과 유전자 대조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양성홍/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지난달 8일 : "나도 채혈했고 우리 사촌 동생들한테도 채혈하고 그렇게 해서 혹시라도 감식해서 할아버지 시신을 찾을 수만 있다면."]

감식 결과, 양 씨에게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75년 전 행방불명된 양 씨의 할아버지 고 양천종 씨의 신원이 확인된 겁니다.

1949년 여름, 영문도 모른 채 광주형무소로 끌려가 옥중에서 사망한 할아버지를 드디어 모셔 올 수 있게 됐습니다.

[양성홍/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 "진짜 너무 감격스러워서. 지금까지 영혼이 떠돌 것이 이제는 손자의 품으로 돌아왔으니까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하는 거죠."]

도 외에서 4·3 희생자 신원이 확인된 건 지난해 대전 골령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제는 유전자 대조 대상이 부족하단 겁니다.

4·3 당시 행방불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는 4천여 명, 하지만 채혈에 참여한 유족은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조상범/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 :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유가족 친지 할 것 없이 4촌까지도 8촌까지도 (감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채혈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면."]

제주도는 다른 지자체와 협력해 희생자 신원 확인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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