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만난 러시아 쇼이구 “미국 견제에 함께 맞서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미국의 견제에 공동으로 대처할 것을 강조했다.

12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쇼이구 서기는 이날 베이징에서 왕 주임과 중·러 제19차 연간 전략안보협상을 공동 주재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이 처음으로 접촉한 것이다.

AFP통신 등은 두 사람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날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중 봉쇄’(dual containment) 정책에 대응하는 것이 양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포괄적인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은 오늘날 세계에서 두 강대국 간 협력 모델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왕 주임은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대외적 도전이 많을수록 양국이 단결하고 협력해 공동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 국제 정세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유지하며 다자 간 협력을 강화해 중러 관계의 높은 수준의 발전 모멘텀을 유지하고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주임은 또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새 시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국제적 변화라는 시험을 이겨내고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동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왕 주임과 쇼이구 서기는 올해가 중·러 수교 75주년이라는 점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외교부의 발표문에는 미국이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