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해냈다, 대한민국 넘어 ‘세계 1위 CB’ 등극
[포포투=박진우]
김민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1위’ 센터백으로 인정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 축구연구소(CIES)는 11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포지션 별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 10명을 선정해 공개했다.
센터백 1위는 총점 91.1점을 받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후벵 디아스(89.7), 이브라히마 코나테(89.5), 버질 반 다이크(89.4)를 크게 뛰어 넘으며 ‘1위 센터백’으로 인정 받았다. 김민재와 ‘환상 호흡’을 보이는 우파메카노는 88.9점을 부여 받으며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견된 선수들은 모두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들이다. 디아스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원픽 센터백’으로 자리하고 있다. 패스는 물론 수비력까지 모두 갖춘 ‘완성형 선수’로 평가 받는다. 반 다이크는 말 그대로 ‘현존 최강 수비수’다. 순발력, 판단력, 파괴력, 패싱력 등 어느 하나 빠짐 없는 선수로, 리버풀의 ‘명가 재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CIES는 이 선수들보다 김민재의 경기력이 월등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부진의 원흉’으로 평가 받았다. 나폴리 시절 완벽했던 경기력이 아니었다. 잦은 실수로 인해 실점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은 김민재를 벤치로 내렸다. 김민재는 독일 언론들의 ‘표적’이 되어, 최악의 영입으로 평가 받으며 지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그냥 대가리 박고 뛰겠다”는 다짐을 밝힌 바 있다. 결국 빈센트 콤파니 감독 부임 이후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콤파니 감독은 뮌헨을 ‘극강의 공격 축구’로 물들였다. 수비라인을 높이 올려, 상대를 제한된 공간 안에 가둔다는 의도였다. 이에 센터백들은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빌드업에도 관여해야 했다. 김민재에게 안성맞춤 전술이었다.
점차 안정성과 파괴력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약간의 실수로 독일 언론들과 전설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곧 안정성을 되찾으며 페이스를 되찾았다. 특히 요주아 키미히,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두 선수는 김민재의 바로 앞에 위치하며, 김민재가 무리하게 전진 수비를 해야 하는 상황, 위험한 패스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을 막았다. 결국 김민재에게 가중되는 부담은 줄었고, 김민재는 자신감을 되찾으며 나폴리 시절 모습을 갖췄다.
최근 ‘역대급 경기력’을 선보인 김민재다. 바로 지난 7일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벤피카전이었다. 김민재는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특유의 빠른 판단에 따른 전진 수비로 소유권을 가져왔고, 역습을 시도하는 상대 공격수를 속력과 몸싸움으로 무력화했다. 뮌헨의 약점이었던 ‘뒷 공간’을 완벽히 틀어 막는 활약을 펼쳤다.
가장 돋보였던 면모는 ‘패싱력’이었다. 김민재는 중앙선 부근에서 머무르며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이행했다. 김민재는 중앙과 측면으로 공을 착실하게 전달하며 주어진 역할을 100% 해냈다. 결국 UCL 역사까지 썼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2003-04시즌 UCL 이후 103회 이상 패스를 시도하고, 성공률 100%를 달성한 선수는 김민재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김민재는 총 113회의 패스를 시도했고, 단 한 번도 차단 당하지 않았다.
또 다른 기록이 김민재의 ‘상승세’를 증명했다. 축구 통계 업체 ‘데이터 MB’는 10일 유럽 5대리그 소속 모든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전진 패스’를 시도한 선수들의 순위를 공개했다. 유럽 5대리그는 프리미어리그(PL),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을 의미한다.
매체에 따르면 가장 많은 전진 패스를 시도한 선수는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총 398회의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2위를 차지한 FC 바르셀로나의 이니고 마르티네스(375회)와는 23개 차이였고, 3위를 기록한 지로나의 데일리 블린트(297회)와는 101개 차이였다. 압도적인 전진 패스 비율을 보인 김민재였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의 ‘빌드업’이 중시된다는 점을 미뤄볼 때, 김민재는 수비력과 패싱력을 모두 갖춘 ‘완성형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1위 센터백’으로 인정 받은 김민재다. 그간 고난과 역경을 경험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지난 2022-23시즌 나폴리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었던 시즌 만큼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민재는 벤피카전 이후 “아직 나폴리 시절의 모습은 아니다.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지난 시즌의 각오를 끝내 달성한 것처럼, 이번 시즌 또한 김민재는 새로운 각오에 가까워지기 위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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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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