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낸다” 트럼프 입 열자 중동·우크라 전황 더 격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자국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최근 북한군을 포함해 병력 5만 명을 집결시키고 대대적인 탈환 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현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하는 방식으로 종전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 속에 영토를 한 치라도 더 확보해 두려는 취지로 보인다.
친(親)이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까지 시사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이란 핵 시설 타격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 “러, 10~15분마다 쿠르스크 공격”
조만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참전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상하원을 통과한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11일 이 조약에 대한 비준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약은 양국이 비준서를 교환하는 날부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양국이 북한군의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만간 ‘북한군 파병’을 공식 발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북한군의 참전을 공식화한 뒤 쿠르스크 공격 강도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푸틴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이전에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해 종전 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1일 전했다.
● 트럼프 등에 업은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 의사도 드러내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는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 정착촌에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할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서안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상 불법이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철저히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보류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에 합의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태생적으로 군사력 사용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은 예외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1일 레바논 북부 아인 야쿠브 마을을 공습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을 우려한 이란은 수도 테헤란에 ‘방어 터널’을 건설 중이라고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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