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드론·AI 등 4차산업 기술 기반한 무기 개발 단계로 도약” [세계초대석]
국산무기 검증된 성능·생산 능력 강점
폴란드에 탄약·잠수함 수출 협력 가능
美, 조선역량 한계 우방과 협력 해소 추진
MRO 사업, 韓·美 방산협력 출발점 될 것
트럼프 행정부와 다각적 분야 논의 기대
軍 정찰위성 3∼5호기 2025년까지 쏠 것
‘KDDX’ 2024년 사업추진 방식 결정해야
국방 연구개발 시스템 ‘선택과 집중’을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4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무기획득 방식은 드론처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장비를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다”며 제도 개선과 부품국산화 지원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폴란드에 탄약이나 잠수함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협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석 청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2월 청장 취임 후 9개월이 됐다. 청장 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점은.
“성능이 검증됐다는 점이 크다. 전장에서 무기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려면 검증을 해야 한다. 국산 무기는 국내외에서 시험을 거쳐 검증받은 게 많다. K-9 자주포는 인도 고산지대부터 핀란드 혹한까지 다양한 곳에서 잘 운용된다. 납품을 제때 하는 것도 경쟁력이다. 업체의 생산능력이 충분하다. 현지 생산이나 기술 이전을 통해 수출 대상국의 경제와 고용 증대를 돕는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수출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수출 이슈는 방위사업청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한다. 관계 부처가 협업하면서 대응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미 방산협력 전망은.
“지난해 폴란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후속 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4월 폴란드 방한단을 초청, 국산 무기 우수성을 적극 알렸다. 현재도 긴밀하게 협력하며 소통을 하고 있다. K-2 전차 추가 수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탄약과 잠수함 수출도 이뤄질 수 있다. 탄약 중 대구경탄은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와 K-9 자주포에 쓰일 포탄 외에도 유럽의 부족한 탄약 수요를 겨냥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협력도 가능하다. 잠수함 사업은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출이 성사되도록 방위사업청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폴란드에 수출한 FA-50 관련해 현지에서 논란이 있었다. 해결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인기(드론)의 위력이 입증됐다. 지상군은 산 너머를 보기 어렵지만, 무인기로 정찰과 타격을 할 수 있다. 이젠 통신중계나 전자전 등으로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어 무인기 수요가 늘 것이다.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유·무인복합체계에 의한 전쟁 기술은 전장에서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다. 헬기가 비행할 때 무인기 여러 대가 함께 비행하면 전장인식 및 타격 능력이 강해진다. 현재의 무기획득체계는 드론처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장비를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다. 드론, 로봇 등은 신속하게 전력화를 추진하면서, 경직된 시험평가 판정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군에서 쓰는 드론이나 폐쇄회로(CC)TV에 중국산이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4월 군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성공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늘고 있다. 군 정찰위성 3호기는 다음 달, 4·5호기는 내년에 쏘아 올릴 예정이다. 2022년 착수한 초소형위성체계는 2030년까지 다수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한다. 유사시 신속한 통신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군 위성통신체계(ANASIS)-Ⅲ 사업은 지난달 선행연구가 끝났다. 2031년부터는 군사위성 발사 수요가 매년 수십 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국방 전용 우주발사장을 확보할 것이다.”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논란이 많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국방 연구개발을 위해선 시스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국방 연구개발 범위를 무기체계에서 전력운영 분야까지, 획득 외에 소요기획까지 포함하도록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직 축소가 아닌 여건 변화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다. 방위사업청은 더 좋은 무기를 개발하고 방위산업을 진흥하며 수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K방산수출에 어려움이 있다면.
“방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추진 방법 등 정부의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인 논쟁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법적 논쟁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방산업체도 군도 피해를 본다. 방위사업청은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최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국민이 K방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산업 진흥과 수출 등을 도울 것이다. 전력증강 업무를 담당하는 방위사업청 직원들을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
●1967년 용인 출생 ●육군사관학교(45기) 졸업 ●국방대학원 운영분석 석사 ●합참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 전력1처장 ●육군 제35보병사단장 ●제2신속대응사단 창설준비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장 ●방위사업청 청장
대담=이우승 외교안보부장, 정리=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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