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바논 휴전 논의 진전…러, 시리아 무기 공급 차단을”…헤즈볼라 “금시초문”
남부 지상 공격 확대는 계속
이스라엘이 레바논 휴전 논의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국 및 러시아와 휴전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막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헤즈볼라는 휴전안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논의가 진전됐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신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헤즈볼라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휴전 논의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후퇴하고 비무장화하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국경지대에서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피란을 떠난 북부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이번 전쟁의 목표로 제시해왔는데, 헤즈볼라가 국경 지대에서 멀리 물러난다면 북부 지역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시리아를 통해 무기를 들여와선 안 된다며 ‘러시아 역할론’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자국군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무기 공급을 차단하는 데 러시아가 도움을 달라는 것이다.
반면 헤즈볼라는 새로운 휴전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으며, 조만간 휴전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대변인인 모하메드 아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 이란 등이 중재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협상 초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아직까지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장기전에 필요한 무기 역시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휴전을 언급하면서도 레바논 남부에 대한 지상 공격을 확대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레바논 남부에 병력 수천명을 증강하는 등 지상전 확대 방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의 후임자로 지명된 이스라엘 카츠 신임 장관은 할레비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부 주민들의 귀환이란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휴전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북부지역도 공습해 최소 14명이 죽고 15명이 다쳤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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