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79) 잘려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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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나무를 좋아합니다.
답답한 날, 생각이 많은 날, 술에 취한 날 제법 많이 위안이 되었던 어른 나무가 단지 내 있었습니다.
그런 나무가 어느 날 퇴근해 보니 싹둑 잘려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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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나무를 좋아합니다. 특히 바람에 속삭이는 나뭇잎 소리를 좋아합니다. 푸른 날 경쾌하게 떠드는 소리도 좋고, 늦은 새벽 조용히 수군대는 소리도 좋습니다.
답답한 날, 생각이 많은 날, 술에 취한 날 제법 많이 위안이 되었던 어른 나무가 단지 내 있었습니다. 그런 나무가 어느 날 퇴근해 보니 싹둑 잘려져 있었습니다. 바쁜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붙은 ‘조경 공지’에 관한 안내 글을 스치듯 본 적이 있는데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습니다.
나무를 자른 첫 번째 명분은 나무가 너무 커서 이웃집 마당을 침범해 민원이 발생한다는 것. 두 번째는 지하 주차장을 짓고 그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은 것인데 나무가 워낙 크고 오래되다 보니 지하화된 주차장이 부식된다는 것입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든 나무를 사정없이 다 베어 버리다니….” 결국 입주민들의 편의와 이웃 주민을 위해 희생된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내일이면 관리실에 전화해 따지려는데 일에 치여 또 까먹습니다. 늦은 밤 수군대는 나뭇잎 소리도,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아 참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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