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첫 출발 ‘일·가정 양립’…기업도 동참
[KBS 대구] [앵커]
해외 사례를 통해 저출생 극복 방안을 살펴보는 기획 뉴스 순섭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출산율 증가를 이끌어 낼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는데요.
독일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4천 명의 작은 마을 에르게르스하임.
직원 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이 자동차 부품업체에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직원 복지를 위해 18년 전부터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겁니다.
독일 바이에른주가 교육부와 종교시설 이외 단체도 교육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양육법을 제정한 덕분입니다.
이렇게 공장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출근해 아이를 이곳에 맡기고 곧장 회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이유, 바로 직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섭니다.
여성들이 직장 때문에 임산과 출산을 꺼리는 상황을 없애고자 했습니다.
일하면서도 아이 걱정을 덜 수 있도록 1년에 2주만 쉬고 방학기간에도 돌봄을 제공합니다.
[수잔나 랑/메크라 랑 대표 : "그동안 정책이 유연하지 못해 젊은 부부가 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많은 여성이, 더 높은 직책의 여성도 아이를 갖자고 결정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100여 명의 아이들은 부모 직장 바로 옆에서 어린이집과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 수 대비 더 많은 교사를 채용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면서 수업의 질은 일반 교육기관 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티나 슬라마/초등학교 교장 : "학생 개개인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데, 공교육기관은 그러지 못하다고 부모들이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이곳을 선호합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회사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만족감도 큽니다.
[크리스티나 니켈/메크라 랑 직원 : "사회적으로 여성이 스스로 가치를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회사는 정말 좋습니다."]
독일에서 이처럼 기업이 운영하는 교육 기관은 약 오십여 곳,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이 지역의 출산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회사 취업을 원하는 외지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수잔나 랑/메크라 랑 대표 : "교육기관에 투자하는 게 지역의 미래와 직원에 대한 올바른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기에 계속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까지 일·가정 양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
저출생 극복 정책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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