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9. ‘테무깡’·‘알리깡’…저렴함의 유혹, 충동적인 환경파괴의 늪

이나경 기자 2024. 11. 12. 19: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 내가 Green팀. 왼쪽부터 김민주(20), 김소연(20), 신승엽(24), 장효주(22), 최보천(22)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기아챌린지 ECO 서포터즈’와 함께 친환경 교육, 환경 이슈 캠페인 등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아홉 번째로 소개할 팀은 김민주(20), 김소연(20), 신승엽(24), 장효주(22), 최보천(22) 학생으로 구성된 ‘내가 Green’이다. 이들은 호기심에서 비롯된 저렴한 물품의 대량구매가 유발할 수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하 ‘내가 Green’ 팀이 작성한 글.

드라마 속 재벌 주인공처럼 과감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가 최근 10~20대 젊은 소비자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와 다른 특징은 상품의 가격대와 온오프라인 플랫폼의 차이다. 초저가 상품, 물건을 다량 구매할수록 단가가 저렴해지는 특징 등을 내세운 중국산 직구 쇼핑 플랫폼이 인기를 끌며, Z세대(18~29세) 사이에서는 대표 직구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직구 플랫폼)와 ‘테무’(중국 핀둬둬 기업의 온라인 장터 플랫폼)에서 구매한 상품의 후기를 공유하는 일명 ‘테무깡’과 ‘알리깡’이 유튜브 등 SNS에서 인기다. 이러한 현상은 충동적인 소비를 부추기고,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 저렴함의 그림자, 중국산 직구의 이면

중국 전자상거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결제추정금액.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중국산 직구 쇼핑 플랫폼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3년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추이는 꾸준히 상승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성인 한국인의 누적 결제 추정 금액은 2조 2천93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은 ‘저품질’이라는 고질병을 유발한다. 알리와 테무에서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언박싱’(unboxing·개봉하는 행위)한 뒤 제품의 후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알리깡’, ‘테무깡’ 콘텐츠가 유튜브 등 SNS에서 유행인 가운데, 이들의 특징은 양질의 제품 구매 ‘실패’가 오히려 재미 요소가 됐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보다는, 구매한 상품 대다수를 버리더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단 한두 개의 제품 구매를 ‘성공’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이벤트성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테무깡’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구매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 A씨(20)는 “처음에는 옷을 1~2벌만 사려고 했는데, 양이 많을수록 가격이 더 저렴해져서 결국 5~6벌을 사게 됐다”며 “저렴한 가격에 예쁜 옷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일회성으로 소모하는 옷인 만큼 손이 자주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옷의 재탄생’…방치된 옷에서 발견한 ‘나눔’의 가치

‘내가 Green’ 팀원이 나눔문화 프로젝트의 서포터즈로 참여하며 기부 받은 옷에 자수를 새기는 등 수선에 나섰다. 새롭게 재탄생한 옷은 캄보디아에 있는 수원학교에 기부된다. (왼쪽부터)‘지구로운 천천 X 지구로운 바느질’ 옷 기부활동 안내문과 ‘내가 Green’ 팀원이 수선한 옷.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천천청소년문화의집, 내가 Green팀 제공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 저렴한 옷을 생산·유통하는 ‘패스트패션’의 급속한 성장으로 의류의 평균 사용 수명이 3분의 1로 줄어들면서, 환경 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폐기된 의류는 총 10억 6천536.3t에 달하며, 하루 약 291.8t이 버려지고 있다. 이는 초당 2.6t 트럭 분량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의류 폐기물은 다양한 합성 재료가 혼합돼 있어 재활용이 쉽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통한 초저가 대량 구매 행위가 10~20대의 젊은 소비자에게서 유행하는 반면, 이들은 또한 지속 가능한 소비를 통한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그중 하나는 최근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천천청소년문화의집에서 청소년·청년 서포터즈와 함께한 ‘지구로운 천천X지구로운 바느질’ 나눔문화 프로젝트다. 이는 의류 폐기로 인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보호 실천 및 기부활동을 통해 나눔을 확산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9월 한 달간 천천초등학교 및 천천중학교 단체와 청소년, 학부모, 교사, 지역 주민 등 약 80명 개인이 참여해 300여벌의 의류가 기부됐다. 기부된 옷은 청소년과 청년으로 구성된 서포터즈가 직접 스티치와 자수, 와펜 등으로 수선해 새 옷으로 재탄생했다. 해당 의류들은 이후 캄보디아에 있는 수원학교에 전달돼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가격에 의한 호기심이 환경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비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운 아주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산 직구 쇼핑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은 ‘한번 쓰고 버리자’는 생각과 호기심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조 교수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의 의식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며 “특히 대학생과 같은 젊은 층의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2024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내가 Green’ 팀 / 정리=이나경기자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