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뱅시대` 창업 뛰어드는 SW실력자들 "비전공자도 도전기회 무궁무진"
"AI와 IT는 탁월한 주니어가 시니어를 압도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런 만큼 혁신기업들은 채용만큼은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 우리 회사도 이를 핵심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박준혁 메이아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탁월한 인재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회사의 성공에 핵심"이라며 "특히 지식을 가공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범용 지능'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AI 무대 위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SW실력자들
박 대표는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오프라인 공간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9년 메이아이를 창업했다. 연세대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 컴퓨팅과 머신러닝을 전공하던 중 AI 기술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현장의 불편과 비효율을 풀겠다는 결심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메이아이의 핵심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솔루션 '매쉬'다.
박 대표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소프트웨어(SW) 마에스트로 출신 창업가, 연수생들과 함께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메이아이 본사에서 가진 '디지털 인재 양성 현장간담회'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다.
SW 마에스트로는 정부의 최고급 SW 인재 양성 대표 프로그램으로, 청년창업의 메카로도 자리매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IITP,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와 호흡을 맞춰 15년간 이끌어오고 있다. 박 대표 역시 SW마에스트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2년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올해는 'CES 2024'에서 AI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고 중소벤처기업부 '2024년 아기유니콘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박 대표는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서 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창업을 했고, 그 경험이 현재 회사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SW마에스트로에서 배운 실무 경험과 멘토링이 창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AI의 도움으로 더 친숙해진 IT, 비전공자들도 창업 도전
이날 간담회에서는 연수생과 창업가, IITP 관계자들이 AI시대 SW의 중요성과 취·창업 스토리를 공유했다.
이날 이지수 엔트로피패러독스 개발팀장은 비전공자였음에도 불구하고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은 경험을 발표했다. 그는 "이전엔 문과 졸업생으로서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면서 "SW마에스트로의 지원과 멘토링을 통해 기술뿐 아니라 기획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SW마에스트로에서는 열정적인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자신감과 목표 의식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꿈과 자신감을 가진 SW 실력자들은 AI 시대에도 취전선에서 뛰고 있다. 특히 SW를 전공하지 않아도 현장에 뛰어들어 AI실력자들과 경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AI는 그 자체로서 혁신대상이지만 사람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보조도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임소영 연수생은 "기술은 결국 의미 있는 곳과 가치 있는 곳에 쓰여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창업에 도전해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SW마에스트로를 통해 막연한 것들이 분명해졌다. 이제는 자신감과 용기가 많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장상현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엔지니어는 "연수생들이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내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가르치고, 결과물을 발표하며 경쟁하는 기회를 마련하면 AI 역량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라며 "연수생들 간의 네트워킹 기회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엔지니어는 현재 SW마에스트로에서 멘토로 활동 중이다.
◇"AI 시대에도 사람과의 네트워킹·협업이 중요"
창업을 경험한 이들은 AI와 SW뿐 아니라 사람 간의 네트워크와 경영 능력이 창업에서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정현 비브리지 대표는 "창업이 멋져 보였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많은 것을 새로 배우게 됐다"며 "사업과 제품 개발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고, 투자 유치나 인재 채용 같은 것도 경험하며 배웠다"고 말했다. 장상현 엔지니어는 "비전공 개발자로서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며 "개발자 친구가 전혀 없고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SW마에스트로를 통해 많은 인맥을 쌓고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승민 연수생 또한 "SW마에스트로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직접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는 과정이 매우 의미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팀워크와 협업의 중요성도 깊이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지수 팀장은 "수료생들이 연수 마지막에 가서야 친해지게 됐는데 그때 더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쉬웠다"고 했다.
정보산업연합회는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 연수생들의 학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는 연수센터가 서울 마포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더욱 쾌적하고 안정된 교육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IITP "창의적 인재 육성해 국가 성장 뒷받침"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생성형 AI와 같은 신기술은 국가 경제 성장과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이런 혁신을 이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키우는 것은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면서 "SW마에스트로 사업은 지난 15년간 정부의 최고급 SW 인재 양성 대표 프로그램으로 안착 및 청년창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와 IITP는 대학 교육체계를 혁신하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SW마에스트로 등 비정규 심화 과정을 통해 디지털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역량 있는 인재를 발굴해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정책과 효과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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