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에 베팅하는 큰손들… 코스피 이른 한파 엄습 [트럼프 랠리 역풍]
‘트럼프효과’ 美 3대지수 연고점 돌파
파죽지세 가상자산 10만弗 예측까지
글로벌 자본 美 시장으로 쏠림 심화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 뚜렷
3분기 기업 실적 부진까지 ‘찬바람’
수출 중심 한국경제 불확실성 가중
국내 증시는 ‘트럼프 2기’ 확정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 대선의 승패가 결정 난 6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3.16%, 코스닥은 4.41% 각각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이후 11일까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4.91%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돼 한때 코스피와 동조화 현상을 보였던 나스닥도 이 기간 4.66%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선 무엇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뚜렷하다. 외국인은 3분기 이후 매도세로 돌아섰는데,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2338억원 순매도했다. 6일 이후부터만 따지면 이날까지 414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8∼10월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5조원을 순매도했는데 2008년 이후 외국인 3개월 누적 15조원 이상 순매도는 2008년 1∼3월과 2020년 3∼5월뿐이었다”고 밝혔다.
한·미 자본시장의 명암은 ‘트럼프의 귀환’의 전주곡으로 여겨진다.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로선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고, 악재를 미리 반영하는 자본시장의 성향상 코스피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우량주들을 모아둔 코스피200의 흐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이날 코스피200은 2.19%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는데, 코스피 하락폭 1.94%보다 더 크게 내려앉았다. 코스피 대장주로 일컬어지는 삼성전자는 이날도 2000원 하락하며 5만3000원에 마감, 52주 신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던 점도 약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랠리’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관세 폭탄’과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강조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하면 미국 내 재정적자 심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실천에 옮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에서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 상승에 이 같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도형·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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