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학습 원리 이용하면 '수포자' 막는다

정민지 기자 2024. 11. 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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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수학을 싫어할까.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부모들의 고민 중 하나다.

즉, 우리는 뇌가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공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학이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뇌의 학습 원리를 잘 이용한다면, 누구나 수학을 높은 수준까지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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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학습의 과학
'닥수'는 수학 머리 망친다… 학습과 성장의 비밀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조 볼러 지음·고현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368쪽 / 1만 9800원)

왜 아이들은 수학을 싫어할까.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부모들의 고민 중 하나다. 자녀의 의학 계열 진학을 바라는 부모가 늘면서 '수학 조기 교육' 열풍이 뜨겁다. 교육열이 높은 일부 지역에선 4세부터 '닥수'(닥치고 수학)를 시작하는 일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수포자'(수학 포기자) 단어는 초등학교까지 내려왔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8명 중 1명은 자신을 '수포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부모와 학생들의 고민에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유용한 가이드를 제공해주고자 한다. 저자인 스탠퍼드대 조 볼러 교수는 수학 교육만 30년 이상 연구한 세계적 석학이다. 뇌과학, 심리학, 교육학을 넘나들어 '오늘날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자'로 손꼽히기도 한다.

저자는 사실 수학이 어렵고 하기 싫은 이유는 수학 시간에 우리 뇌가 즐겁고 효과적으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책은 마인드셋, 메타인지 같은 최신 과학을 토대로 아이의 수학 잠재력을 현실 세계의 수학 머리로 탈바꿈시켜줄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사실 아이들이 왜 수학을 싫어하는지는 어른들이 더 잘 안다.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들이 철판 가득 나열돼 있다. 일방적인 문제 풀이 강의가 끝나면 이제 제한 시간 내 빨리 문제를 풀어 정답을 맞혀야 한다. 점수에는 내 노력이나 관심이 하나도 반영돼 있지 않다. 이런 수학을 과연 몇이나 좋아할까. 결국 대부분에게 수학 시간은 다소 끔찍한 경험으로 남는다.

수학은 꼭 이런 식으로만 공부해야 할까? 조 볼러 교수는 새로운 수학 공부법을 소개하며 이 질문의 답을 대신한다. 뇌과학 연구들은 우리 뇌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변하고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우리는 뇌가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공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학이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우리 뇌는 입력한 대로 출력하는 컴퓨터가 아니다. 머릿속에서 능동적으로 재구성되지 않는 지식은 휘발되기 쉽고, 학습 태도나 대상에 대한 정서적 경험이 배움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뇌의 학습 원리를 잘 이용한다면, 누구나 수학을 높은 수준까지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연산 학습지를 풀게 하는 것보다 수학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배움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녀와 함께 일상 속 숫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현재의 점수 대신 앞으로의 기대를 담아 코멘트를 제공하는 것이 수학을 더 잘 배우게 만든다는 것을 여러 교습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수학 공부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수학을 잘하는 아이, 더 나아가 수학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는 데 두려움 없는 아이로 길러내는 강력한 도구들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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