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가수 김창완이 건네는 보물 같은 위로

박영서 2024. 11. 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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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나드는 뮤지션 김창완이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청취자들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아침 직접 쓴 오프닝을 엮은 책이다.

계속 손이 돌아가야 완전한 동그라미가 나오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창완은 보통날의 불완전함이 실망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나지막이 속삭이듯 건네는 김창완의 말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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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김창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게 힘이 펄펄 나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몸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이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날씨 같은 거라고 여기면 되는 거예요. 바람 불다, 비가 오다 그러다 햇살이 비추기도 하는 거거든요. 또 그러다 흐리기도 하고." (본문 중)

세대를 넘나드는 뮤지션 김창완이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청취자들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아침 직접 쓴 오프닝을 엮은 책이다. 책 제목은 직장 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한 청취자의 편지를 받고서 쓴 답장에서 따왔다. 그는 답장 여백에 47개의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랬더니 두 개의 동그라미만 그럴듯하게 그려졌고 나머지는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이었다. 계속 손이 돌아가야 완전한 동그라미가 나오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이라고 청취자를 위로했다.

책에는 김창완이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는 태도가 담겨있다. 대부분의 나날은 완벽하지 않다. 이에 우리는 실망하기도, 언짢아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창완은 보통날의 불완전함이 실망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오늘'은 낙담하기에 이르다. 어제의 일에 연연하지 않고, 일상의 초라함에 실망하지 않는 의연하고 담담한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나지막이 속삭이듯 건네는 김창완의 말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질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의 작고 소중한 변화에 눈을 돌리도록 만들고, 보통 날들의 소중한 의미를 환기시킨다. 아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별 볼 일 없는 하루에 감사하며, 오늘 뜬 달의 예쁨에 감탄하는 그의 태도는 모든 이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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