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복' 바라보는 두 시선…"기독교 가르침대로", "성경 말씀대로"
12일 오후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앞. 성소수자 축제 축복식에 참여해 감리교 재판을 받게 된 남재영 목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열리는 이곳 앞에서 거리를 두고 두 집회가 열렸다.
한편에는 '환대와 사랑의 목회를 지켜내자! 마녀사냥식 정치재판 중지, 공정재판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라는 현수막이, 다른 한편에는 '퀴어 축복이 성경적이던가! 퀴어행사 축복목사 출교 요구 위한 긴급집회'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남 목사는 지난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 7월 대전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감리교 연회 재판에 회부됐고 이날 두 번째 재판이 열렸다. 고소인들은 감리회 재판법 제3조 8항의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남 목사의 행위가 감리회의 전통과 교리에 도전하는 것이자 교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24. 10. 24 '성소수자 축복' 남재영 목사 재판 회부…"어떤 영혼이라도 사랑하는 것이 목회자의 상무")
남재영 목사를 지지하기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 모임(차별너머)의 차홍도 목사는 기독교 가르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차홍도 목사는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있는 기독교인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차별하고 배제시키면 안 되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혐오하고 있는가 이 차이인 것 같다.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라는 것을 정말로 드러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차별너머의 박경양 목사는 "감리회는 오랫동안 처음부터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교회였기 때문에 자랑스러웠다"며 "오늘 감리회가 해야 할 일, 또 감리회 목사가 해야 할 일, 또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종교재판이 아닌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남재영 목사는 "교회는 영혼을 환대하고 사랑하고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책임과 의무는 있다. 그러나 교회가 구원받을 영혼과 구원받을 수 없는 영혼을 감별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남재영 목사를 대리하고 있는 신하나 변호사는 "심사위원회에 갔을 때 고소인인 동성애 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앉아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지만 5분도 안 돼 구두로 기각 결정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그 기각에 대한 결정문을 받지 못했다"며 재판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교리와장정에 명시된 재판 전 대면 권고 절차, 공개 재판 모두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것은 너무도 답을 정해놓고 달려가는 경주마와 같은 재판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래서 저희 대리인단과 남재영 목사님은 이 같은 절차적 위법에 대해 다시 한 번 항의의 메시지를 전하고 오늘 재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표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남재영 목사는 이날 재판에 대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맞은편에서는 남재영 목사를 출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장에는 '퀴어 축복이 성경적이더냐 축복식 거행한 목사는 회개하라',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는 동성애를 옹호, 조장하는 거짓 목사를 출교하라' 등의 현수막도 함께 보였다.
퍼스트 코리아 시민연대와 감리교바로세우기연대, 120여 시민·학부모 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성경을 유일한 진리로 믿고 따르며 가르쳐야 할 목사가 성경에 위배되는 퀴어 축복 행위를 한 것에 대해 강력 규탄하며, 남재영 목사의 출교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목사는 성경의 말씀대로 가감하지 않고 가르쳐 우리의 자녀와 후세대가 창조의 질서대로 순응해 개인의 안녕된 삶과 가문의 대를 잇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자유주의 신학과 퀴어신학에 바탕을 두고 성도들과 다음세대를 미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단의 교리를 준수해야 할 목사가 잘못된 행동은 돌아보지 않고 도리어 교단의 사랑 없음을 말하는 것을 강력 규탄한다"며 "감리교단에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환영하며 교단의 규정에 따라 남재영 목사를 출교시켜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기동대 1개 중대가 배치됐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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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정남 기자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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