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2.2%로 빗나간 성장률, 더 나쁠 내년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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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2%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낮은 2.0%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가 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더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수출 증가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 위주여서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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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 대응에 외교 노력 쏟길
KDI가 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더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내수가 기약 없는 부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살아나던 수출도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전쟁 장기화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KDI는 분석하고 있다.
사실 올해 성장률은 아직 취임하지 않은 트럼프 당선과는 무관하다. 그렇다면 내수가 문제인데, 당초 정부의 예상을 빗나갔다. 정부는 수출이 살아나서 내수회복에도 점차 낙수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는 수출 증가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 위주여서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 하나는 KDI가 지적한 금리인하 시기 논란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는 물가와 경기뿐만이 아니라 가계부채라는 변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보다 우리는 내수부진 장기화를 지켜보면서도 낙관론에 빠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않은 당국의 안일주의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금리인상 주장 외에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내놓은 뚜렷한 대책을 볼 수 없었다. 부동산 대책 실패도 원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가계가 집을 사려고 빚을 많이 내면 아무래도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빚 갚을 돈이 늘어나면 가처분소득이 주는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이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내년 이후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보다 0.1%p 내려 잡았지만, 더 낮추는 게 맞을지 모른다. 트럼프가 공언한 미국 우선의 각종 정책들을 그대로 이행할지는 알 수 없어도 우리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
수출 감소는 가뜩이나 좋지 않은 내수를 더 악화시킬 것이고, 국내 경기는 내년과 그 이후에 더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먼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우리 기업이 피해를 덜 받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서 보여주지 못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가라앉는 경기를 붙잡아야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더욱더 중단기 혁신에 매달려 앞서가는 기술로 불황을 돌파해야 한다. 어려울 때는 그것밖에 없다. 문제는 야당과 노조다. 야당은 기업의 발목만 잡으려 들지 말고 마음대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기 바란다.
상속세와 법인세 인하가 부자감세라는 논리에 사로잡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야당의 태도는 '우물 안 개구리' 모습 그대로다.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각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시늉이라도 내면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칠 것이다.
이 판국에 과도한 성과급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노조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야당은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 민노총은 야당과 함께 장외로 나가 정권퇴진 시위를 벌이며 정치운동에 빠져들었다. 경제가 좋을 때면 또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에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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