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직접 겪은 고시생활 콘텐츠 제작… "웃을 수 있었다는 댓글에 흥미 느껴"
어린이도서 '신비마트' 저자… "다음은 세계를 돌아다니는 직업 갖는것"
숏폼 크리에이터 김켈리
인생에서 반전은 드물다.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운명과 현재의 역할에 만족해 안주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삶을 살며 어릴 적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런 상황을 깨치고 나간 '반전' 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유튜브의 시대. 각종 영상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요즘, 딱딱한 교문을 박차고 유튜버로 전직한 초등학교 교사가 콘텐츠 승부에서 승리했다. 구독자 100만명을 코앞에 둔 숏폼 크리에이터 김켈리(본명 김은영 씨·33·사진)의 '다이나믹'한 삶을 살펴봤다.
김켈리는 도서 어린이 교육 만화 도서 '신비마트'의 저자로 알려졌다. 책은 친구 관계, 성적, 외모, 연애 등 고민을 신비한 물건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신비마트는 현재 전국 온라인 서점 관련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네이버 도서 어린이 부문에서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김켈리 유튜브 채널에서 반영한 동명(신비마트)의 동영상을 원작으로 만든 만화책이 대히트를 거둔 것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그의 직업은 두 번 바뀌었다. 처음시작은 초등학교. 김켈리는 임용고시에 합격해 2014년 경상북도 한 초등학교에 첫발을 딛었다.
대학 시절부터 초등 영어교육에 관심을 가져 교사 임용 첫해 전국 수업개선 연구대회에서 영어과 부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서울로 재임용돼 활동했다.
"남들이 세운 기준에 맞추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김켈리는 교사로 재임하면서도 꿈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린 시절 사람들 앞에서 역할극 하는 걸 좋아했다. 당시 사람들의 웃음을 보면서 기쁨을 느꼈고, 교사가 돼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임용고시생의 고충을 겪었던 김켈리는 본인이 겪은 고시생활을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해 올렸다.
"'당신의 영상을 보고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는 댓글이 신기하고 기쁘게 느껴졌어요. 스스로를 특별하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유튜브에 흥미를 갖기 충분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이 집밖을 삼가면서 초등학교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위기는 기회였다. 김켈리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고 싶었다. 직접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 과정에서 많은 선생들이 김켈리의 자료를 활용했다. 사람을 타고 공유된 콘텐츠는 힘을 발휘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도 여러 방송 매체와 유튜브 코리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구독자는 쌓여갔다. 지금은 95만명이 넘어 골드버튼 수상을 목전(100만명 돌파 시)에 뒀다. 꾸준함과 독특한 콘텐츠 구성이 대중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김켈리는 건강상 문제로 교사를 그만둔 직후인 2021년부터 거의 매일 숏폼 영상을 3편씩 올렸다. 한 영상 안에서 여러 번 노래를 바꿨고 효과음을 다양하게 사용해 독자들의 관심사를 자극했다. 댓글 피드백은 물론, 라이브 소통에서 나온 의견도 반영했다.
숏폼 전문 에이전시 '윗유'를 만나면서부터 김켈리는 날개를 달았다. 이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해결했다. 서점의 어린이 코너에 본인의 만화가 놓여있는 상상을 실현해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켈리는 "1권 예약 판매에서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권 제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책의 인기가 지속된다면 계속해서 다음 권도 제작될 예정이다"면서 "책 출판과는 별개로 신비마트 영상은 새로운 에피소드로 계속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세를 바라지 않는다. 채널이 성장하면서 지금은 새로운 꿈을 쫓고 있다. 세계를 돌아다니는 직업을 갖는 또 다른 버킷리스트를 이루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김켈리는 "최근에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갖고 있던 역량을 그곳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면서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과 배움을 영상으로 기록해 구독자들과 공유하고, 현지 사람들에게도 더 넓고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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