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풀리나
정부·與 "규제 완화"… 野는 "반대"
의무휴업일 전환 소비자 만족 87.5%
폐점땐 유동인구 줄어 인근상권 부진
온라인채널과 경쟁서 역차별 지적도
현행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규제는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지 않으며, 대형마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폐지한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허용과 의무휴업일 삭제를 포함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22대 국회를 통과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마트가 지역상권 활성화 도움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해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기존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전환했다.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전환하고 6개월간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매출이 이전보다 52.9%나 증가했다. 대형마트 매출뿐만 아니라, 인근 음식점(25.1%), 소매업(19.8%), 농축수산물 전문점(12.6%) 등의 매출도 함께 상승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 개선이 인근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구시에서 시작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정책은 지난해 5월 충북 청주시, 올해 1월 서울 서초구, 2월 서울 동대문구, 5월 부산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무휴업일 전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87.5%에 달한다.
대형마트 폐점이 지역 상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롯데마트 도봉점(2020년 11월)과 구로점(2020년 12월)이 폐점한 이후 반경 2km 내 주변 상권 매출액이 5.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마트 폐점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한은의 해석이다. 이는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을 황폐화시킨다는 기존 통설을 뒤집는 결과다.
■유통법 개정안 놓고 여야 이견 여전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 비해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 매출은 2013년 38조4978억원에서 2022년 209조8790억원으로 5.5배 성장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3조8392억원을 기록하며, 21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2·4분기 매출이 1조4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고, 지난해 2·4분기 32억원이던 영업 손실이 16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형마트 새벽 배송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주말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완화가 주변 상권과의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결과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지난 6월, 영업 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 금지된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7월에 새벽 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강승규 의원도 10월에 의무휴업일 공휴일 원칙 삭제 및 새벽 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당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야당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8월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일을 반드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같은 당 오세희 의원도 9월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에서만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통법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쟁 관계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의무휴업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논의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통법이 빨리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기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공을 통해 제작됐음을 알립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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