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디커플링 심화되는 韓증시…"반등 기미가 안 보인다"
트럼프 피해주>수혜주 불균형에 반등 동력 제한…무역분쟁 수출株 타격 우려 확산
"정책 불확실성 해소되는 내년에나 추세 반등 가능…패닉셀 이득 없어"
미국 증시 연일 고공행진에도 소외된 코스피…강달러에 외국인 자금 '썰물'
트럼프 피해주>수혜주 불균형에 반등 동력 제한…무역분쟁 수출株 타격 우려 확산
"정책 불확실성 해소되는 내년에나 추세 반등 가능…패닉셀 이득 없어"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곽윤아 이민영 기자 =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한국 증시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주요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의 바닥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형편이다.
12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4% 내린 2,482.57로 마감, 하루 만에 지수가 8.77% 폭락한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5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전날(11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트럼프 랠리'를 이어간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막강한 국내 증시는 통상 뉴욕 증시의 흐름과 어느 정도 동조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지난 5일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뒤로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양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장벽 강화와 대규모 감세 정책을 예상한 강달러 현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연일 초강세를 보이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는 것도 증시 수급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최대 0.6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피해가 극심할 수 있다는 우려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주력 산업의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3.64%)는 이날 종가 5만3천원으로 최근 4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1.99%)와 기아(-1.90%)를 비롯한 자동차주도 최근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시장 내 비중이 큰 IT 업종의 모멘텀이 좋지 않고 펀더멜털에 대한 우려가 계속 반영이 되고 있다"며 "업종 비중의 불균형과 편중이 심했던 만큼 타격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수혜주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시장을 주도할 만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주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며 "주력 산업인 수출 업종들이 보호무역주의로 입을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 이익 전망치도 경기 부진 여파로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도 2.5%에서 2.2%로 내려 잡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데 대체로 견해가 일치하지만, 반등의 시점이 언제인지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차기 미 행정부 정책이 구체화하고 그 영향을 가늠하려면 최소한 취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코스피가 많이 내린 만큼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는 한편, 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내년 2분기는 돼야 코스피가 추세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싸다는 것을 빼고 국내 증시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을 계속 던질 법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패닉셀(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데이터 및 이벤트 후행적 자세로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내년에도 전망이 밝은 바이오, 인공지능(AI), 금융, 방산 등에 새로 진입할 기회로 삼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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