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예고한 트럼프, 美수사당국 잠 못 든다 [스트롱맨의 귀환]

사법리스크 지우기
불복사건 맡은 스미스 검사 등
법무부·FBI 인사들 해임 촉각

◆ 2024미국의 선택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을 앞두고 미국 수사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2021년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이후 그가 형사 기소된 사건 수사를 맡은 고위 인사들과 직원들에 대해 보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1일(현지시간) CNN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간부들만이 아니라 일반 직원들까지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요 이유는 보복 우려다. 트럼프 행정부 1기가 끝난 뒤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당선인은 수사당국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 내내 법무부와 FBI에 대한 보복을 예고해왔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돼 트럼프 당선인의 기밀문서 반출 사건, 1·6선거 불복 사건을 맡은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제거 1순위'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미스 특검의 기소를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취임하는 날 그를 해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NN은 트럼프 측근 말을 인용해 스미스 특검뿐만 아니라 법무부 직원들, 수사관 등도 '보복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한 법무부 직원은 CNN과 인터뷰하면서 "내부에서 직원들이 안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일부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특검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그를 도왔던 FBI도 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FBI는 2022년 기밀문서 반출 사건 조사차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그의 미움을 샀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임명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의 자진 사퇴설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경질하기 전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재임 중인 대통령의 '공적 행위'에 대한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한 연방대법원 결정도 수사당국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형사 기소를 면제받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한 이후 수사당국에 대한 보복 행위에 나서도 퇴임 후 형사 처벌받을 가능성이 사라졌다.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는 후과를 고려하지 않고 마음 편히 보복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미 법무부 길들이기에 돌입했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마크 파올레타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법무 최고책임자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충실하게 실행하지 않으려는 법무부 직원이 있다면 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