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사명·사옥·조직 다 바꾼다

한국타이어, 내년 1월 통합
통합 이미지 브랜드명 준비
한국타이어 소속 일부 경영진
한온시스템으로 이동 전망
사무실은 한타 판교사옥으로
차세대 EV 열관리 공격 투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인수된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업체 한온시스템이 사명 변경과 사무 공간 이전을 검토한다. 한국타이어 경영진 일부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온시스템으로 소속을 변경할 전망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양사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융합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과 한국타이어의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 추진단(PMI 추진단)은 이 같은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명 변경이다. 한국타이어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타이어 사업을 모체로 다양한 자동차 부품 기업을 인수해왔는데, 그룹 브랜드명인 '한국'을 계열사 사명에 반영해 계열사와 지주사의 융합을 추구해왔다. 스마트팜, 스마트팩토리 사업 등을 영위하는 한국엔지니어링웍스, 정보기술(IT) 서비스 및 물류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한국네트웍스, 정밀부품 제조업체인 한국프리시전웍스 등이 계열사로 포함돼 있다.

사명 변경이 진행된다면 한온시스템은 2015년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간판을 바꾸게 된다. 1986년 한라그룹과 미국 포드 합작사 '한라공조'로 출범한 한온시스템은 2013년 포드가 자사 공조부문을 아예 떼어내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이름을 바꿨다. 2015년에는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한온시스템이라는 사명을 달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명 변경의 배경에 10년가량을 한온시스템 인수에 공들여온 조 회장의 애정이 담겨 있다고 평가한다.

경영진의 변화도 전망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4일 인사를 통해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을 PMI 추진단장에 선임했다. PMI 추진단의 임기는 2025년 2월께 종료되는데, 임기가 종료되면 일부 임원은 한온시스템으로 소속을 옮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MI 추진단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다수의 임원이 포진해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도 한온시스템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인사가 단행되면 한온시스템은 한국인 경영진을 필두로 하는 국내 기업의 색채가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온시스템은 너달 쿠추카야,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두 명의 사장이 대표집행임원을 맡고 있는 체제다. 두 사장은 포드 출신으로 올해로 각각 재직 8년 차, 2년 차를 맞는다. 임기 만료일은 2025년 3월이다.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 있는 한온시스템의 서울사무소 역시 내년 초 판교에 있는 한국타이어 본사로 옮길 계획이다. 페럼타워에는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함께 입주해 있다. 판교 이전을 통해 국내 사업 및 본사 기능 역시 한국타이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열관리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온도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와 성능이 좌우되는 만큼,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히트펌프)은 완성차, 부품사, 전자 기업들도 뛰어드는 신사업 분야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최초 4세대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기아 전기차 EV3에 공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같은 시스템이 EV4에도 탑재될 전망이다.한편 한온시스템과 한국타이어의 M&A 절차는 내년 초 완료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앤컴퍼니 측 관계자는 "사명 변경 및 인사 이동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박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