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첫날 성과, ‘국제 탄소시장’ 의제 순항

박기용 기자 2024. 11.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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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개막 첫날인 11일(현지시각) 수년째 합의가 지지부진했던 국제 탄소 배출권 시장과 관련한 세부 지침이 승인됐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는 유엔이 감독하는 국제 탄소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간 2500억달러의 배출권이 거래되면 연간 50억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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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행사장 인근에서 ‘기후정의연합’ 소속 활동가들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개막 첫날인 11일(현지시각) 수년째 합의가 지지부진했던 국제 탄소 배출권 시장과 관련한 세부 지침이 승인됐다. 수천억달러 규모의 국제 탄소시장이 출범할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국제 탄소시장은 국가나 기업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체가 산림을 조성하거나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줄인 온실가스의 양만큼을 배출권으로 인정해 거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아시아 지역 맹그로브숲 조성사업이나, 가난한 농촌 지역에 친환경 취사도구인 ‘쿡스토브’를 보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사업을 통해 확보한 배출권은 국가나 기업 간 거래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감축량의 11.5%인 3750만톤을 국외에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국제 탄소시장이 만들어지면 차기 미국 정부가 기후협약을 탈퇴해도 미국 기업들이 탄소시장에 참여해 배출량 감축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탄소시장 관련 규정은 파리협정이 체결된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세부 지침이 없어 ‘녹색 세탁’에 활용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쿡스토브 사업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넘기는 공기질 악화, 실제보다 10배 과장한 탄소 상쇄량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애초 유엔이 감독하는 ‘국제 탄소시장’을 만들자고 했지만, 그간 시장 규칙을 투명하게 만들고 감시할 감독기구 등 세부 내용들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총회 첫날 이런 세부 지침을 담은 초안이 일차적으로 승인을 받은 것이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는 유엔이 감독하는 국제 탄소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간 2500억달러의 배출권이 거래되면 연간 50억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무흐타르 바바예프 당사국총회 의장은 “후반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날 합의를 “긍정적인 추진력”, “타협의 정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각국은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내년 2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데, 12일(현지시각) 영국이 처음으로 이를 제출한 나라가 됐다. 1990년 대비 81%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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