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실 침대 저절로 움직여"…'사흘' 박신양, 악마도 돕는 11년 만의 복귀[종합]

강효진 기자 2024. 11. 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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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제공ㅣ쇼박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박신양의 11년 만 스크린 복귀작 '사흘'이 두 가지 매력을 담은 오컬트 호러를 예고했다.

영화 '사흘'(감독 현문섭) 언론배급시사회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박신양, 이민기, 이레와 현문섭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다.

이날 박신양은 출연 계기에 대해 "이 기획 시나리오를 봤을 때 두 가지 얘기가 한 영화 시나리오에 들어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것 같다. 대본 안에 재밌게도 아빠와 딸의 애틋한 감정을 다루는 휴먼 드라마고, 오컬트 장르가 같이 들어있었다. 한 쪽 얘기를 다루기에도 영화 시간과 분량은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다. 한쪽 장르를 다루는 영화는 많이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장르와 이야기가 공존하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오컬트 장르가 휴먼 드라마를 다루기에 그렇게 적합한 장르는 아닌 것이다. 새롭고 흥미롭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실제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어디 참고할 만한 것이 없었다. 각 장르별로는 있었겠지만 어우러진 것은 없었다. 실제화 시키며 흥미로웠고 재밌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박신양이 2013년 '박수건달' 이후 약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서는 영화이기도 하다. 오컬트 장르 역시 첫 도전이다.

박신양은 "어쩌다보니 영화를 오랜만에 출연하게 됐다. 그 동안 드라마를 했었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 그리면서 전시도 하고, 그림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보니 영화를 오랜만에 하게 됐다. 영화는 시간 안에 집중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끌어내야 해서 조금 다른 측면이 있는데 여전히 흥미로운 장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오컬트 장르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그런 영화를 일부러 찾아본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소재라고 생각을 안했다. 이번에 하면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집중적으로 그런 영화를 찾아보며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걸 감정이라고 얘기하기에는 굉장히 강력한 어떤 느낌인데, 내가 지금까지 생각한 감정들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어떤 감정이라고 하기에는 두려움이 극대화 된다. 보통 영화에서는 상대방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오컬트 미스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 극대화 될 때 항상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는 측면에서는 그렇고 같이 그걸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이다. 할 얘기가 생각보다 많았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장르가 같이 있는 것도 그렇고 안 보이는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어갈 것인지 회의를 많이 했다. 세어보니 10시간 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한 것 같다. 많이 했고, 그 점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 사흘 박신양. 제공ㅣ쇼박스

현문섭 감독은 "박신양 선배를 캐스팅한 이유는 어떤 장르든 연기 베테랑 이시지 않나. 구성이나 감정을 잘 표현하실 것 같아서 캐스팅하게 됐다. 현장에서는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살리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정말로 잘 표현하신 것 같다. 상당히 어려운 장르임에도 영화에서 열연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흘'은 오컬트와 호러, 그리고 가족애를 담은 휴먼 드라마가 녹아 있어 눈길을 모았다.

박신양은 "떨어진 두 이야기가 각자 동떨어져 있으면 안되는 거니까. 절묘하게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한 쪽의 목표를 수행하도록 만들어가는 과제가 있었다. 이게 힘들었던 것이 말로 하기 시작하면 우리 머리 속에 어떤 장면을 그리면서 두 세 사람일 때 한 쪽 효과로 합치가 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끊임없이 겪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휴먼 드라마, 정서를 표현하는 장면이나 오컬트를 표현하는 장면이 한 쪽을 표현하면 나머지가 상상이 잘 안 되더라. 결론을 시각화 시키는 것까지가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정말로 신과 컷을 나눠서 A가 몇이고 B가 몇이냐고 수치화 시키자는 결론까지 갔다. 휴먼 드라마를 6~7, 오컬트를 4~6 쯤으로 가자고 했다. 그렇게 해야 잊지 않고 유지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느낌을 정확하게 만들어내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오컬트 장르 촬영을 하며 현장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박신양은 "아빠가 딸이 죽었다고 인정하지 못하고 시신 보관소에 들어가서 철제 침대 위에 올라간 딸과 같이 있겠다고 우기는 장면이었다. 거기 관리인을 내보내고 문을 닫아버리고 아빠가 거기서 같이 있는데, 철제 침대가 갑자기 드르륵 하더니 자기 혼자 움직이는 거다. 한 순간 '이게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NG가 아닐까. 그런데 실제로 아빠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싶어서 바로 뛰어나가서 침대를 붙들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이어서 찍게 됐다. 그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이 끝나고나서 누가 이 철제 침대를 밀었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민 사람이 없는 거다. 더 이상 물어볼 시간도 없고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다. 생각해보니까 한없이 인상적이었다. 그걸 누가 그랬냐고 하면 모르겠다. 무슨 말인가 해야해서 하면 '악마야 고맙다'다. 그런 장면이 벌어져서 거기서 재밌게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문섭 감독은 "제가 밀지는 않았다"고 덧붙여 폭소를 안겼다.

또한 이레는 최근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한 가운데 오컬트 장르 연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선배님 연기를 보고 더 흥미를 갖게된 것도 사실이다. 역할 자체가 너무 다른 상황과 설정이다보니 참고하거나 차별점을 둬야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굳이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

끝으로 현문섭 감독은 "올해 '파묘'로 인해 한국에 오컬트 붐이 일어난 것 같다. 저희도 한국적 정서가 있는 오컬트인데, 차별점이 있다면 한국의 장례 3일의 정서와 서양 오컬트가 공존하고 그 안에 가족의 이야기가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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