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지 감정평가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2024. 11. 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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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일단지라는 개념은 수용 보상이나 매도 청구 소송 감정평가 또는 이혼소송, 상속재산분할 등 감정평가를 기준으로 부동산 가액을 결정한다. 대금을 받는 일처럼 부동산 관련 분쟁이 발생하지 않으면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딱히 관심을 갖고 알기가 쉽지 않다. 아마 부동산 관련 분쟁 중인 사람 중에서도 극히 일부가 ‘일단지 보상’, ‘일단지 감정평가’ 등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일반적으로 알기엔 생경한 분야다.

먼저 일단지의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접근해보면 두 개 이상의 독립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두 개가 하나로 취급되고, 한 개로 묶어서 거래되는 경우 이런 물건을 일단지라고 한다. 부동산 감정평가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개별 지번이 부여된 개별 토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개념은 감정평가에서 ‘개별 평가 원칙’이라고 한다. 평가대상 물건마다 개별적인 특징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는 대원칙에서 나왔다.

이를테면 A 씨는 00동 1-1번지와 1-2번지를 소유하고 있다. 00동 1-1번지는 북측으로 4차선 도로에 접해 있는데 1-1번지의 뒤에 붙어 있는 1-2번지는 토지의 한 면도 도로에 접함이 없는 맹지라고 설정해보자. 두 개 토지 위 지상에는 A 씨가 거주 중인 건물이 있다.

A 씨 소유의 두 개 필지를 개별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에 의하면 1-1번지는 4차선 도로에 붙었으므로 평당 100만원, 1-2번지는 도로가 없는 맹지이니 50만원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것이 현실에 부합할까.

1-1번지와 1-2번지는 지적법상 지번이 서로 다른 별개의 물건일지언정 토지의 이용이나 처분에 있어서 운명을 함께하는 토지다. 이처럼 개별 평가 원칙하에서도 예외적으로 1-1번지 및 1-2번지를 모두 4차선 도로에 접한 하나의 토지로 보고 일괄 평가가 가능하다.

예시와 같이 대부분의 경우 일단지로 판단을 받을 때 개별 평가보다 가치가 상승해 토지소유자 입장에서는 대체로 개별토지나 물건을 일단지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일단지로 판정받는 것이 반드시 개별 평가보다 부동산소유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일단지 평가보다 개별 평가 시 전체가치가 더 높다면 일단지 평가를 받는 것이 불리하게 된다.

실제로 있었던 사례인데 매도 청구 소송 피고가 기존에 일괄 평가됐던 구분상가의 감정평가액이 낮아 다투던 건이다. 필자는 구체적인 사안을 검토한 후 개별 평가를 시행했었고, 결국 대법원에서 일괄 평가한 감정 결과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개별 평가로써 최종 판결이 났다.

당시 판례의 주된 논지는 구분상가 여러 개 호수에 대해 개별적으로 평가할 경우의 가치가 일괄적으로 평가한 경우의 가치보다 높을 수 있고, 그 경우 대표 이용 상황(교회)의 부속시설로 이용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개별 상가가 일체로 거래되거나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일단지 감정평가와 관련해 이 판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개별 평가 또는 일괄 평가 판단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지표를 제시했다는 점 때문이다.

수많은 대법원 판례에서 일단지 판단의 논거로 합리적인 경제주체는 부동산은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용하므로 일단지였을 때 개별토지보다 높은 가치라는 점을 제시한다.

앞서 소개한 판례에서 개별 평가의 경우 일괄 평가보다 가치가 높을 수 있는데 일괄 평가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은 결국 부동산이 최고로 이용되는 방향으로 일단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며, 이는 일단지를 불인정했지만 결국 수많은 일단지 인정 판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단지라서 모두 유리한 것은 아니므로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단지 관련 이슈가 있는 경우 토지소유자는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성에 대하여 숫자상으로 미리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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