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내년 銀 순익 22.5조”…금리 인하에도 이자이익 쑥
대손비용과 자본규제 강화…
국내銀 당기순익 소폭 감소
가계대출, 4.5% 증가 예상
기업대출, 경쟁 격화할 것
보험산업 수익성 둔화
지급여력비율 관리 ‘과제’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내년 국내 은행이 금리 인하에도 약 22조 5000억원 순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예상 당기순익과 비교해 1조 감소하는 수준으로 이자이익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가계대출과 자본비율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은행의 수익 다변화가 계속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금융연구원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은행산업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이자이익은 완만한 대출 증가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 마진 축소 효과가 상쇄되며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며 “대손비용이 증가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은 올해(23조 5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22조 5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 대출 성장세는 올해와 비교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은 약 4.5%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대출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대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돼도 이자이익 감소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은행 NIM을 올해와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한 1.55%로, 이자이익은 올해 대비 1조 5000억원 늘어난 62조원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의 수익성, 건전성이 다소 나빠질 수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금리 인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예대금리차 축소까지 시차가 있고,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늘려서 금리 인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은 보증대출이 많아 은행 수익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내년 은행권 경영과제로는 △자영업자 대출 부실 대비 △스트레스완충자본 등 자본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자체적인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관리방안 마련 △수익성·성장 잠재력 보유한 기업 대출수요 발굴 등이 꼽힌다. 김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비 이자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한 지속적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또한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책임의 효과적 배분을 위한 전사적으로 지배구조를 재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험산업은 성장성이 정체되는 와중에 수익성, 건전성이 하락할 전망이다. 생명보험은 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이익 변동성 확대, 손해보험은 무저해지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수익성을 낮출 수 있다. IFRS17 도입 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에 대한 출혈경쟁이 심해지는 것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다.
금융연구원은 “K-ICS 하에서 금리하락은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큰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초래할 수 있어 자본적정성 관리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외부동산 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높고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보험사는 잠재 손실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업권은 내년 대출 연체율 관리와 PF 대출 추가손실 대비가 주요 과제로 꼽혔다. 카드업권은 소비 회복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건전성 관리 강화 요구에 부응하면서 서민금융 공급을 지속하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책 당국은 저축은행업권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자산규모별 감독·영업규제를 차별화해 대형화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나경 (givean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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