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감독 빼간’ KFA,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통보 규정 개정…회장선거일도 내년 1월 8일 확정

KFA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에서 ‘협회가 선임 후 소속팀에 통보하면 구단의 장은 이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바꿨다. 앞으로는 협회가 구단에 소속된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선 구단의 장과 협의해야 한다.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KFA)는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축구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수정했다.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가 선임 후 소속팀에 통보하면 구단의 장은 이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제12조 2항을 ‘추천된 자(감독)가 구단에 속해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과 협의한다’로 개정했다.

바뀌기 전 내용은 상대 구단의 상황이 철저히 배제된다는 점에서 KFA의 일방적 독소조항과 다름없었다. KFA는 개정 전 조항에 따라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7월 A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축구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KFA는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역할을 합당한 절차 없이 넘겨받아 인선을 주도하면서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 현직 감독을 대표팀에 내줘야 했던 울산 팬들의 분노도 들끓었다. 대표팀이 프로축구보다 우선순위에 있다는 ‘상명하복’의 행정에 숱한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결국 해당 조항은 논란이 불거진 지 4개월 만에 ‘통보’에서 ‘협의’로 수정됐다.

또 각급 대표팀 코치부터 트레이너까지 모두 이사회 선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던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제12조 1항도 개정됐다. 앞으로 대표팀 감독 외의 코칭스태프는 이사회의 선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KFA 특정감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드러난 부적격 코치 등용 사례에 대해 KFA가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는 KFA 회장 선거 관리 규정도 일부 변경했다. 대한체육회가 산하 종목단체에 권고한 회장 선거 관리 규정 개정안에 따라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금지행위, 기탁금의 반환 등을 적시했다. 이 같은 정비는 졸속 행정으로 인해 정몽규 KFA 회장 등이 최근 문체부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요구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함께 KFA 차기 회장 선거 일정도 확정됐다.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12일까지 구성되며, 후보자 등록기간은 12월 25일부터 27일까지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 실시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