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 이 정도 일줄… 환율 1400원 돌파, 코스피 2500선 붕괴
12일 원달러 환율은 2년여만에 1400원을 돌파했으며 코스피 지수는 3개월여 만에 25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국내 기업이 타격받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403.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이달 7일 '트럼프 트레이드'를 타고 치솟기 시작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어 장중 1404.5원까지 올랐다.
하루가 지난 8일엔 미국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10원 이상 내리며 다소 안정됐다. 이후 11일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12일엔 1400원을 넘어서며 장을 마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되살아나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심화된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내각 구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를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지수(DXY)는 11일(현지시간) 0.6% 이상 오르며 105.7까지 상승했다. 이는 올해 7월 3일 이후 장중 최고치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1기 때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집권 당시 교역상대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국제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며 한국을 포함해 교역상대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며 당초 계획만큼 이뤄지지 못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부터 전개된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9월 대비 약 70-80원 가량 상승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환율 상승은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고 본다"며 "다만 공화당의 의회 장악은 트럼프 2.0 시대 정책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환율의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에서 1차 상단은 1420원, 2차 상단은 145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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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12일) 코스피도 3개월여 만에 2500선이 붕괴된 채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09포인트(1.94%) 하락한 2498.57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5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8월5일(2441.55)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의 약세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의 영향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304억원, 기관은 109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333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수가 떨어지며 이날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600개가 넘는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의료정밀(4.01%), 의약품(3.23%), 전기가스(2.56%), 보험(2.30%), 전기전자(2.28%) 제조업(2.19%), 화학(2.07%), 섬유의복(2.04%), 기계(1.98%), 음식료품(1.90%), 운수장비(1.85%) 등이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64% 내린 5만3000원을 나타낸 가운데 셀트리온(4.71%), SK하이닉스(3.53%), 기아(2.85%), 포스코홀딩스(2.09%), 삼성바이오로직스(1.99%), 현대차(1.90%), 신한지주(1.24%) 등이 줄줄이 내렸다.
반면 네이버(3.07%), LG에너지솔루션(2.64%), 고려아연(1.51%) 등은 상승 마감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코스피가 산적한 부담 요인들의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며 "골드만삭스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한국과 대만 등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우려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따른 수급개선세를 확인하며 대응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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