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내년 전략 보니…크래프톤 "AI" 넥슨 "IP" 엔씨 "변화"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업계가 올해 3분기도 흥행 지식재산(IP) 유무로 실적이 크게 엇갈리면서 2025년도를 앞두고 제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꺼내들었다.
국내 게임업계의 '쌍벽' 넥슨과 크래프톤은 이번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PC와 모바일 게임의 실적이 우상향을 거듭하며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7%, 71.4% 증가한 7천193억원, 3천24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27%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크래프톤은 그간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기업설명(IR) 담당자 정도만 참여하던 실적발표에 이례적으로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책임자를 배석시키며 AI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차기작 '인조이'에 사람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버를 통하지 않고 게임 클라이언트(구동 프로그램)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언어모델(SLM)도 개발 중이며, 사내 개발 프로세스에도 AI를 적극 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넥슨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13% 늘어난 1조2천293억원, 4천6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 같은 신작 게임과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히트작의 동반 흥행에 따른 결과다.
넥슨은 이번 실적발표를 앞두고 게임 지식재산(IP)의 '종적 확장'을 통해 2027년까지 연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종적 확장은 기존에 인기를 끈 블록버스터 게임 IP를 다른 플랫폼과 장르,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지난달 말 비전 발표회를 겸한 지스타 사전 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IP에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종적 확장을 통해 성숙한 IP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이 넥슨의 전략"이라며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등은 그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매출도 4천1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 감소했다.
'리니지' 모바일 게임 3부작의 매출은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쓰론 앤 리버티'·'배틀크러쉬'·'호연' 등 최근 내놓은 대형 신작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며 그대로 비용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올해 4분기까지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해 본사 인력을 4천명대 중반에서 3천명대까지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말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AI 연구개발 자회사 엔씨에이아이(AI)와 개발 자회사 3곳을 본사에서 분사할 계획이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변화'를 강조하며 "2025년부터는 본업에 충실해 실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는 신작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3분기 영업익 655억원·순이익 206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넷마블은 올해 연말까지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총 9종의 신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매출 1천939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순손실 73억원 등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도 내년을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해로 소개하고 다음 달 '패스 오브 엑자일 2'를 시작으로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다수의 신작을 출시한다.
엔픽셀의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는 내년 4분기,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2026년 출시를 예고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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